유럽 ‘코로나 집단감염’ 원인이 챔피언스리그?...''축구는 생물학적 폭탄''
입력 : 2020.03.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은경 기자=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장 확산한 나라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시의 조르지오 고리 시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AFP와의 인터뷰에서 “2월에 열린 아탈란타와 발렌시아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생물 폭탄(biological bomb)’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이후 영국 ‘인디펜던트’,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전세계 유력 매체가 인용 보도하고 있다.

인구 약 12만 명의 작은 도시인 베르가모시에서는 약 7000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산의 대표적인 진원지가 됐다. 고리 시장은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르가모는 아탈란타의 연고 도시다. 아탈란타는 홈구장 규모가 작아서 2월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은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렸다. 당시 4만 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아탈란타를 응원하는 홈관중과 발렌시아 원정 관중도 왔다. 베르가모시의 인구가 12만 명임을 감안하면 약 3분의 1 가량이 밀라노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인디펜던트’는 “당시에 이미 유럽에는 바이러스가 떠돌고 있었다. 그런데 베르가모시 시민의 대부분이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약 40km의 거리를 버스 등을 나눠 타고 이동했다. 이러한 이동 과정, 그리고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과정, 경기 후 파티(아탈란타가 1-2차전 모두 승리)를 즐기는 과정 등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는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확산한 곳이다. 타이밍상, 공교롭게도 1차전 경기 이후 이탈리아의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났고,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 퍼지기 시작했다.

발렌시아 팀에서는 이달 중에 팀의 35%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아탈란타에서도 발렌시아전 선발로 나섰던 골키퍼가 확진을 받았다.

월터 리치아디 국제보건기구(WHO) 이탈리아 대표 역시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리 시장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트위터의 축구팬들은 유럽 축구 최대 이벤트라 할 수 있는 챔피언스리그가 ‘집단 감염 진원지’로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슬픈 뉴스”라고 표현하고 있다. 또한 향후 유럽축구의 리그 재개,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재개와 관련해 스포츠 경기가 ‘집단 감염 진원지’라는 낙인이 찍힐 경우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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