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올림픽 연기’ 엄원상, “형들한테 연락조차 못 하겠더라”
입력 : 2020.03.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허윤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까지 삼켰다. 그 가운데 광주FC의 엄원상은 감히 자신이 형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의 연기가 확정됐다. 전 세계적으로 퍼진 코로나19를 생각한다면 당연한 결정이었다. 다만 만 23세로 연령 제한이 있는 축구의 경우 올림픽행을 위해 힘썼던 1997년생 선수들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누구보다 형들의 고생과 헌신을 곁에서 지켜본 엄원상 역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27일 전화 인터뷰 중 올림픽 연기에 대한 말이 나오자 “형들에게 너무 안 좋은 소식 같다”며 지난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떠올렸다.

엄원상은 “형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시즌을 마친 뒤 치르는 대회라 모두가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다. 조 편성도 까다로웠지만, 전승 우승엔 형들의 힘이 컸다”라며 든든한 기둥 역할을 했던 형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대회가 미뤄진 것은 형들에게 정말 안 좋은 소식이다.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내가 그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없기에 연락을 따로 드리지도 못하겠더라”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말했다.

그럼에도 엄원상은 문제가 좋은 방향으로 풀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전했다. 그는 “협회에서 공식 서신도 보냈고 다른 나라들도 이 문제에 공감하는 분위기기 때문에 좋은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일단 미뤄진 시간에 부족한 부분을 다듬어야 한다”라며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코로나19로 답답한 마음도 전했다. “광주에서도 외출을 자제하면서 숙소에만 있다. 카페를 가더라고 테이크 아웃을 한다”라며 평범한 일상의 그리움을 전했다.

선수로서 어려움도 말했다. 그는 “시즌 시작에 맞게 신체 사이클을 맞추는 데 안 맞는다. 언제 시작할지 모르니 다시 조절하면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베테랑들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주장인 여름 형이나 (김) 창수 형, (박) 정수 형들이 경험이 많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이 조금 처진다 싶으면 분위기를 띄우며 잡아준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광주의 사령탑 박진섭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키 플레이어로 엄원상을 꼽았다. 이 소식을 들은 그는 “일단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 스스로 증명해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작년에 부족했던 점도 많기 때문에 꼭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웃었다.

이어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원래 팀적인 걸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에 개인적인 목표는 잘 잡지 않는다. 올 시즌 목표는 승격한 만큼 광주가 잔류할 수 있게 보탬이 되는 것이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엄원상은 자신처럼 하염없이 리그를 기다리고 있을 팬들에게도 안부를 전했다. “먼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모든 분이 힘내셨으면 좋겠다. 또 지침을 준수하면서 건강을 잘 챙기셨으면 좋겠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릴 테니 더욱 뜨거운 열정을 갖고 경기장에서 만나는 날을 기다리겠다. 항상 감사드린다”라며 웃으며 만날 날을 기대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광주FC,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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