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신인 LG 류원석,''지금도 늦었다, 얼른 잘하고 싶어''
입력 : 2020.04.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김동윤 기자="미국 중계는 제 입장에서 실감이 안 납니다. 제가 던지는 모습이 국내에 중계되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얼마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전 세계 모든 스포츠가 멈춰 KBO 리그가 미국에 중계될 수 있다는 얘기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1군 등판이 목표였고, 꿈이었던 늦깎이 신인 류원석(30)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얘기였다.

14일 훈련 이후 만난 류원석의 최근 관심사는 오로지 제구, 또 제구였다. 최근 불펜에서 공을 많이 던지고 있는 류원석은 "공을 던져야 감각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제구가 부족하다 보니 많이 던지면서 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고, 최일언 코치님도 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 도와주신다"고 근황을 전했다.

제구를 잡는 데는 노석기 데이터 분석팀장의 도움도 있었다. 최근 트랙맨 데이터를 많이 신경 쓴다고 밝힌 류원석은 "트랙맨 데이터로 나오는 수치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보다는 제구가 잘됐을 때의 팔 각도가 어땠는지를 살펴본다. 노석기 팀장님도 많이 알려주신다"고 말했다.

스스로 노력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금 높아진 팔높이가 제구를 잡기에 더 편하더라"고 얘기한 류원석은 최근 투구폼에 참고하는 투수로 임창용(43, 은퇴)과 맥스 셔저(35, 워싱턴 내셔널스)를 언급했다. 임창용은 KBO를 대표하는 사이드암 투수였고,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투수인 슈어저는 기본적으로 쓰리 쿼터 유형의 투수지만 사이드암에 가까운 팔 각도를 지니고 있어 적절한 선택.

제구를 위해 잠시 구속 하락도 감수했다. 지난해 류원석은 최고 152km/h까지 구속이 나왔지만 최근 청백전에서는 143km/h 전후의 공을 지속해서 던졌다. 이에 대해 "강하게 던지려고만 하니 밸런스가 안 좋아졌다"고 설명한 류원석은 "투구폼에도 변화가 있다 보니 일단 강하게 던지기보다는 제구 위주로 공을 던지고 있다"며 의도한 구속임을 밝혔다.

하지만 구속을 끝까지 포기할 생각은 아니었다. 앞서 슈어저를 참고한다고 얘기했던 류원석은 "슈어저는 소리도 지르면서 공을 던지더라. 나도 지금은 제구를 위해 참고 있지만, 페이스가 올라오면 그렇게 적극적으로 던져보려고 한다. 실전에 들어가면 제구에 신경을 쓰다 보니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도 145km/h까진 나왔다"고 말했다.

제구와 구속 외의 부분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스스로 패스트볼-슬라이더 투피치 투수로 생각한다고 얘기한 류원석은 "슬라이더를 결정적일 때와 카운트를 잡을 때 모두 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슬라이더라 생각하고 던지는데 커브에 가까운 움직임이 나온다. 120km/h 초반대 구속이 나오다가 최근에는 빨라져서 125km/h까지는 나온다. 가장 좋을 때의 RPM은 3,000 정도였다"며 자신의 슬라이더를 상세히 설명했다. 퀵모션과 슬라이드 스텝도 최일언 코치의 도움을 받아 많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한화 전에서 서른 살의 나이로 1군 데뷔에 성공한 류원석은 올해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의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류중일 감독은 류원석을 두고 "잘할 때도 됐다"고 얘기한 바 있다. 류원석 역시 "잘할 때가 됐다기보다는 그때가 지났다고 생각해 얼른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면서 목표를 1군 무대, 30경기 이상 출장으로 좀 더 높였다.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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