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무리한 강행보단 유연한 시즌 운영 경험 쌓을 때 [포커스]
입력 : 2020.04.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추세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한국프로야구도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4월 22일 0시 기준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일일 확진자는 4월 17일 이후 20명 이하를 유지하고 있으며, 19일과 21일에는 10명 이하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소강상태를 보였다.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KBO 리그 개막일을 5월 5일 어린이날로 확정 지었다. 이번 결정에는 지난 19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고, 야외 스포츠도 무관중 경기처럼 위험도를 낮추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가능하다"고 발표도 큰 힘이 됐다.

하지만 KBO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안전한 리그 운영을 위해 개막 초반 무관중 경기를 시행하면서 단계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고, 시즌 도중 확진자가 나올 경우 3주간 리그를 중단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면서도 가능한 한 팀당 144경기 모두를 치른다는 입장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빠듯한 일정은 7월 예정됐던 올스타전을 취소하고,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를 3선승제에서 2선승제로 축소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기상 악화 등으로 치르지 못한 경기는 더블 헤더 경기(7, 8월 제외)와 월요일 경기 시행으로 메운다는 계획.

KBO의 바람대로 진행될 경우 KBO 리그의 2020시즌은 11월 안에 한국시리즈까지 모두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러나 팀당 144경기를 모두 치르는 데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다. 현장에서 제기하는 높은 경기력 유지의 어려움도 있지만 코로나19가 이번 한 번으로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20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겨울철은 바이러스가 생기기 좋은 환경이다. 코로나 19는 전파력이 높고, 경증이나 무증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로나19 유행이 금방 종식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에 대한 적절한 치료법과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낙관은 이르다고 지적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 제기된 겨울철 2차 유행 가능성은 10~11월 경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 KBO 리그 역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요구한다. 코로나19가 올해뿐 아니라 내년, 또 후년에도 시즌 운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 시즌을 온전히 치를 생각보다는 유연한 자세로 탄력적인 시즌 운영을 할 필요가 있다.

언제나 위기 속에는 기회가 있고, 기회를 통해 반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 위기 역시 KBO 리그에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사소하게는 KBO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련한 '경기 중 침뱉기 금지' 지침이 다른 의미로 많은 야구팬의 지지를 얻었고, 크게는 자체 청백전이 마케팅 측면에서 구단의 시야를 넓혔다. 얼마 전에는 미국 현지에서 KBO 리그가 중계될 수 있다는 뜻하지 않은 소식 역시 찾아왔다.

이처럼 모두가 위기로 인식하는 KBO 리그의 2020시즌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보 전진을 위해서는 물러서는 동안 유연한 사고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재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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