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차 손혁 감독의 방향성 '투수는 아는 만큼, 타자는 믿고 맡긴다'
입력 : 2020.04.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선수 시절 투수로 활약했고, 2015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투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손혁 감독은 KBO 리그에서 알아주는 투수 조련 전문가다. 지도자 생활 6년 차인 올해는 키움의 사령탑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새로운 보직이 투수 뿐 아니라 선수단 전체를 확인하고 관리해야 하는 위치지만 지도자로서 투수만 전담해 온 손혁 감독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상황. 여기서 손혁 감독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낯선 부분에서는 코치들과 끊임없이 상의하고 선수들을 신뢰하는 것을 택했다.

손혁 감독의 첫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온 소감에서도 그런 면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개선했냐는 질문에 투수진에는 "각자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을 많이 던지게 하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공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반면, 타격과 수비 부분에서는 "수석 코치, 타격 코치, 수비 코치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간단히 얘기한 바 있다.

25일 손혁 감독의 경기 전·후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투수에 대한 질문에 손혁 감독은 투수들의 몸 상태를 개인적 견해를 담아 설명하고, 최원태의 투구폼은 어떻게 개선됐는지 취재진에게 직접 팔 동작을 시연하는 등 전문성이 돋보인 답을 내놓았다.

반면, 타자의 소식을 전할 때는 그들의 상황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연습 경기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이는 이택근을 두고 손혁 감독은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서두르지 말자는 얘기뿐"이라면서 "스스로 어떻게 맞춰야 될 지 아는 선수다. 주자가 있을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아직 연습 경기에서 안타를 보여주지 못한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에게도 세세하게 개선점을 짚어주기보다는 적응할 시간을 주고 기다리는 것을 선택했다. 손혁 감독은 "아무런 압박을 주지 않고 있다. 모터에게는 스스로 연구하고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수비할 때만 집중해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25일 경기에서 손혁 감독의 믿음에 키움의 타선도 보답했다. SK를 상대로 키움은 경기 초반 타격감을 조율하고, 8회 대량 득점을 기록하며 8-2 대승을 거뒀다. 시원한 홈런은 없었지만 SK의 투수진으로부터 9개의 볼넷을 골라내고, 다양한 경로의 안타와 적극적인 도루를 기록하면서 키움다운 모습을 3번째 연습 경기만에 보였다.

타자들에게 세세한 지도는 하지 않았지만 손혁 감독 역시 흐름만큼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손혁 감독은 "경기 초반 안타는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타구의 질은 좋아지고 있었다. 정타도 많이 나오고, 볼넷도 9개나 나왔다는 건 선수들의 눈이 익숙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차근차근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타자들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음을 알렸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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