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핫피플] 대팍이 텅 비자 '고라니' 최영은의 소리만 들렸다
입력 : 2020.05.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구] 곽힘찬 기자= 올 시즌 대구FC의 무관중 경기를 지켜볼 팬들은 앞으로 ‘고라니’ 최영은이 내지르는 목소리에 익숙해질 것 같다.

대구는 16일 오후 4시 30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대구는 지난 1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완승을 거둔 포항을 상대로 고군분투했지만 시즌 첫 승을 수확하는 데 실패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시즌을 오래 쉰 탓인지 호흡이 맞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후반전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구엔 큰 변화가 있었다. 대구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끌었던 안드레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고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울산 현대로 이적했다. 주축 선수인 세징야, 에드가, 김대원, 정승원 등을 지켰지만 조현우의 이탈은 큰 전력 누수였다.

조현우의 빈자리는 최영은이 자연스레 메우게 됐다. 최영은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에 차출된 조현우 대신 대구의 골문을 지킨 바 있다. 최영은은 조현우가 복귀할 때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대구가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최영은의 트레이드 마크는 경기 내내 멈추지 않는 큰 목소리다. 팬들은 최영은이 지르는 소리를 두고 고라니와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DGB대구은행파크는 관중들의 소리가 밖으로 바로 빠져나가지 않고 안에서 머무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경기장 내의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이루어지게 되면서 최영은의 소리는 어느 때보다 빛(?)났다.

이날 최영은은 이병근 감독보다 더 많이 말하고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대구의 수비 라인을 조절했다. 최영은의 고라니 소리는 마치 마법과 같았다. 그가 지르는 “헤이! 헤이!”라는 소리에 대구 수비진들은 홀린 것처럼 라인을 지키며 포항의 공격을 저지했다. 가끔 포항 선수들이 공을 잡고 있지 않을 때 소리 지르는 최영은을 흘긋 쳐다보는 일도 있었다.

지난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뒀던 대구는 이날 포항과 1-1로 비기며 시즌 첫 승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아직 지난 시즌과 같은 대구의 화끈한 모습이 나오지 않았지만 조현우가 떠난 지금 최영은은 대구에 큰 힘이 되는 존재다. 경기 스코어와 관계없이 최후방에서 지르는 고라니 소리는 선수들에게 큰 힘을 불어 넣어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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