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전경준이 해냈다! 전남, 14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 쾌거
입력 : 2020.05.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전남 드래곤즈가 의미 있는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전남은 16일 오후 4시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2 2020 2라운드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승 1무 승점 4점 2위로 도약했다.

모처럼 안방에서 활짝 웃은 전남이다. 그동안 홈 개막전에서 늘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전경준 감독 체제에서 끈끈한 모습으로 강력한 승격 후보인 제주를 격파했다. 2006년 3월 15일 울산 현대(1-0 승)전 이후 14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다.

전남은 지난 10일 경남FC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뒤 대어 제주를 낚았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1에 몸담았던 두 팀을 상대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전경준 감독의 스타일이 팀에 점차 녹아들고 있다. 경남과 리그 첫 경기에서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 앉았다. 파격 행보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는 “경남의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경기를 한눈에 보기 위해 관중석에 앉았다. 우리 스타일로 준비했는데 중간에 변화를 줘야 했다. 공수 모두 효과적으로 풀어가는 방법, 특히 압박에 집중했는데 잘 안 됐다. 볼을 너무 빨리 잃어버렸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든 원정에서 값진 1점을 얻었지만, 개선점을 인정하고 빠른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그 결과가 제주전에서 나타났다. 상대의 초반 강공을 간파해 두터운 수비 블록을 형성했다. 두세 겹으로 촘촘한 간격을 유지했고, 상대 주포에 대한 협력 수비가 더해졌다. 제주 선수들은 결정적 기회를 못 살리며 제 풀에 지쳤다. 이에 전남은 하나씩 만들어갔다. 볼을 아끼고, 터치 하나에도 신중을 기하면서 후방 빌드업을 진행했다. 특히 새롭게 합류한 임창균과 황기욱은 중원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 베테랑 이후권이 궂을 일을 도맡았다. 1선에서 전남맨 이종호를 중심으로 하승운과 추정호가 패기 넘치게 상대 진영을 휘젓고 다녔다. 슈팅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과정에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전경준 감독이 언급했던 ‘볼 소유’가 안정된 모습이었다. 공수에서 불필요한 패스 미스가 경남전보다 덜 나왔다. 약속된 세트피스가 위력을 더했다. 후반 13분 임창균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수비수 김주원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가져왔으니 이제 막기만 하면 됐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수비에 집중했다. 공격수들도 후방으로 내려와 힘을 보탰다. 후반 41분 이후권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끝내 승리를 지켰다.

얻은 게 많은 판이었다. 상대가 계속 몰아치면 흔들리기 마련인데, 버티는 힘이 생겼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이번 시즌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이름값이나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K3출신 수비수 박찬용, 공개테스트 신화 김보용 등이 그런 경우다. 선수들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원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야심차게 영입한 호도우프의 장기 부상, 베테랑 최효진이 이탈했다. 유일한 외국인 선수 쥴리안은 아직 적응이 덜 됐고, 외국인 선수 쿼터(아시아쿼터 1장 포함)는 두 자리 비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초반 행보는 긍정적이다. 전남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경준 감독 체제에서 분위기, 경기력 모두 달라졌다. 발전된 모습이 눈에 보인다. 간절하고 배고픈 선수들이 많다 보니 승부욕에 불탄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달라진 전남이 초반 기세를 이어갈지 관심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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