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핫피플] “실수해도 좋아, 변화 두려워 마라” 설기현이 경남에 주는 메시지
입력 : 2020.05.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한재현 기자= 경남FC가 ‘막공’ 수원FC에 첫 패를 당했고, 그 과정에서 잦은 실수는 치명타였다. 설기현 감독은 선수들의 실수에도 우직하게 목표만 바라보고 있었다.

경남은 지난 27일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 원정에서 1-3으로 패하며, 올 시즌 첫 패배 쓴 잔을 마셨다.

이날 패배는 실수에서 운명이 갈렸다. 경남은 골키퍼 손정현부터 짧은 패스에 의한 빌드업 축구를 하고 있었지만, 상대의 압박에는 아직 취약한 모습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는 현실이 됐고, 전반 36분 마사의 선제골도 손정현 트래핑 미스를 이끈 안병준의 압박과 태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원FC전이 처음은 아니다. 수비수 강의빈도 FC안양과 3라운드에서 패스 미스로 이정빈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다. 2경기 연속 최후방에서 연이은 실수는 분명 걱정 될 만 하다.

설기현 감독은 수원FC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빌드업에서 실수가 나와 실점했지만, 우리가 준비한 축구를 했다.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에도 잘했다”라며 오히려 격려했다.

설기현 감독이 실수해도 선수들을 감싼 이유는 경남 축구의 변화다. 그는 기술과 변화무쌍한 전술, 속도를 갖춘 혁신적인 축구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동안 투박한 축구를 했던 경남 선수들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축구에 상대 압박이 거세다 보니 이를 헤쳐나가기에는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다.

설기현 감독의 목표는 좋은 취지다. 그러나 경남은 좋은 스쿼드를 가지고 있고, 올 시즌 승격이 목표인 팀이라 결과가 우선인 상황이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줄어든 일정 역시 설기현 감독을 압박하고 있다.

많은 고민과 압박에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선수 은퇴 후 상대를 어렵게 만들고 선수들을 장점을 살리는 좋은 축구를 이끌 지도자가 되려 결심했다. 설기현 감독은 “실수와 결과에 두려워 준비한 축구를 안 하면 내가 생각한 축구가 아니다. 그런 마음으로 지도자를 했던 건 아니다”라며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신이 흔들리지 않아야 선수들도 마음 놓고 변화에 동참할 수 있다.

다행히 선수들도 설기현 감독의 축구에 동참하고 있다. 황일수는 안양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나오는 축구다. 더 좋아질 거라 확신이 있다”라고 했으며, 백성동도 “설기현 감독님의 축구는 어렵지만, 축구를 새로 배우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다. 모든 선수들이 재미있게 축구를 할 정도다”라며 지지했다.

잦은 실수는 실력이다. 도전과 변화도 중요하나 실수와 시행착오를 빨리 줄여야 힘을 받는다. 특히, 오는 30일 홈에서 열리는 난적 대전하나시티즌과 맞대결에서 집중력을 더 높여야 한다. 경남이 수원FC전을 통해 대전전에서 전화위복으로 삼고, 변화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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