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8전 9기' 아산, 모두가 함께 이뤄낸 역사적 첫 승리
입력 : 2020.07.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아산] 곽힘찬 기자= '8전 9기'. 충남아산FC가 무려 9경기 만에 감격적인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K리그 전체를 통틀어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0승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이날 승리로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게 됐다.

아산은 5일 오후 7시 이순신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9라운드 경기에서 경남FC에 2-1 승리를 거뒀다. 예상외의 결과다. 필립 헬퀴스트의 데뷔골과 이재건의 맹활약을 앞세운 아산은 기어코 K리그2 ‘거함’ 경남을 잡아냈다.

그동안 아산은 승리가 무엇인지 잊고 있었다. 홈에서 수원FC에 0-5 대패를 당하기도 했으며 대부분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다. 0승 4무 4패. 무승 행진이 길어지자 선수들은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고 박동혁 감독의 고민도 깊어져 갔다.

하지만 한 가지, 간절함만큼은 계속 유지했다. 그리고 이 간절함이 9경기 만에 빛을 발했다. K리그2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경남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지만 아산 선수들은 패기로 맞섰다. 경고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집중력 면에서 지난 경기들과 비교했을 때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전반 37분 헬퀴스트의 PK 선제골 터지자 단번에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어진 후반전에서도 이재건이 손정현 골키퍼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는 결승골을 기록하며 경남을 침몰시켰다. 경기가 끝난 뒤 설기현 감독은 아산의 끈질김에 혀를 내둘렀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아산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누워 숨을 고른 뒤 함께 부둥켜안고 승리를 자축했다. 박동혁 감독과 코치진, 구단 직원들 역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장내 아나운서는 헬퀴스트의 선제골이 터지자 무호흡으로 “골~”을 약 20초간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또한 경기장 뒤편에 위치한 산에 올라 경기를 관전하던 몇몇 팬들 역시 아산 선수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외치며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모두가 함께 이룬 첫 승이다. 박동혁 감독과 선수단은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렸고 구단 직원들, 장내 아나운서, 팬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했다.

승리는 쉽게 오지 않는다. 부진은 할 수 있어도 간절함이 있다면 언제든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게 축구다. 아산이 그걸 보여줬다.

오는 11일 아산은 수원FC 원정을 떠난다. 지난 홈경기에서 0-5 대패를 안겨줬던 팀이다. 하지만 이젠 두렵지 않다. 박동혁 감독의 말처럼 아산은 강팀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충분히 얻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곽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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