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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외롭다''고 했던 이임생 감독...마지막도 초라했다

기사입력 : 2020.07.17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수원 삼성(단장 오동석) 이임생 감독이 쓸쓸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임생 감독이 16일 수원과 상호 합의 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16일 구단 면담 끝에 결정된 부분이다. 모양은 자진사퇴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이임생 감독은 오래 전부터 구단으로부터 자진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이임생 감독은 수원의 최악을 경험한 감독이다. 수원의 경영 효율화 정책이 극에 달했을 때 지휘봉을 잡았다. 수원은 이임생 감독 부임 초부터 '제일기획의 상황 상' 많은 지원은 없을 거라고 못 박았다. 대신 유스(매탄고) 출신 선수들을 중용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 이임생 감독이 지난해 초 어린 선수들로 베스트11을 준비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임생 감독도 설마 했다. 이렇게 선수 영입이 힘들 줄 몰랐다. 감독 부임 후 제대로 된 이적시장은 2019년 여름이었다. 당시 사리치가 팀을 떠났다. 당연히 수원은 붙잡을 여력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사리치가 나가면 그만한 선수를 영입할 줄 알았는데, 대체자는 안토니스였다. 안토니스가 부족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사리치의 자리를 완벽히 메울 선수는 아니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성과는 있었다.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지만 지난해 수원을 FA컵 정상에 올려놓았다. 리그에서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FA컵 우승을 통해 수원의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이끌었다. 수원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성과였다.

그럼에도 수원 구단의 지원은 없었다. ACL을 포함해 3개 대회를 준비하는 상황임에도 이임생 감독이 요청한 선수의 영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안 좋은 소식만 들렸다. 이임생 감독이 무조건 붙잡아달라고 했던 구자룡이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팀 내 유일한 국가대표 선수인 홍철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울산 현대로 팀을 옮겼다. 홍철의 이적에 대해선 이임생 감독의 의사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사실 타가트도 팀을 떠날 뻔했다. 수원은 지난 시즌 득점왕 타가트를 지난해 말부터 시장에 내놓았다. 최대한 비싼 가격에 판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일본, 중동 등으로 이적길이 좁아지면서 끝내 실패로 끝났다. 수원에 다행일 수 있지만 이는 이임생 감독을 더 힘들게 했다. 수원은 타가트의 이적을 고려해 동 포지션에 크르피치를 영입했다. 이미 돈을 지출한 상황이기 때문에 원하는 포지션에 영입이 불가능해졌다. 더불어 타가트는 이적 실패에 따른 좌절감, 심리적 불안으로 부진이 찾아왔다.

코칭스태프 구성도 마찬가지다. 이임생 감독은 첫 시즌의 경험을 통해 '내 편'이 있는 코칭스태프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수석코치를 원했다. 그러나 구단의 뜻은 달랐다. 수원은 오래 전부터 주승진 코치를 키워왔고, 그에게 수석코치의 역할을 맡겼다. 분명 이임생 감독이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이임생 감독은 수원에서 늘 혼자였다. 지인들에게도 "외롭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어느 순간 프런트와 대화도 끊겼다. 올 시즌 들어 프런트와 대화는 주로 주승진 코치가 담당했다. 주승진 코치가 차기 감독이 될 거라는 소문도 여기에서 시작됐다. 한 축구인은 "이임생 감독이 너무 안쓰럽다.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고 있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오래 전부터 압박을 받았던 이임생 감독도 몇 번이고 포기하려 했다. 수원 감독 부임 후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도 나빠졌다. 하지만 선수들이 해보겠다고 했다. 자신만 바라보는 선수들을 뒤로한 채 도망칠 수 없었다. 팬들의 거센 비판 속에서도 그가 꿋꿋이 버티려고 했던 이유다.

그러나 그는 계속된 압박을 버티지 못했다. 결국 구단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이임생 감독은 쫓겨나듯 클럽하우스에서 짐을 쌌다. 선수들에게 마지막 인사조차 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초라했던 그는 수원 역사상 가장 외로웠던 감독이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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