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으로 뚫었다…7월 무득점 털어낸 안산의 기대감
입력 : 2020.08.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의 김길식 감독은 폭우에도 벤치 밖으로 나와 시종 목소리를 높였다. 여벌의 옷은 없었지만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우려 쉴새없이 외치고 박수로 격려했다.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안산의 벤치는 김 감독을 중심으로 둥글게 모였고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그대로 쓰러졌다.

꼴찌의 투지가 선두를 잡았다. 안산이 8월 첫 경기부터 이변을 만들어냈다. 안산은 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13라운드에서 펠리팡의 1골 1도움에 힘입어 수원FC에 2-1 역전승을 챙겼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승에 허덕이며 최하위로 떨어졌던 안산이 선두를 자리매김하려던 수원FC를 잡아내면서 탈꼴찌에 성공했다.

안산은 모든 걸 다 쏟아부을 듯이 뛰었다. 그만큼 승리가 절실했다. 7월 한 달 동안 요원한 승리에 입술만 바짝 말랐다. 6월 말 길어지던 연패를 마감하고 분위기를 바꿔보려던 7월이었는데 승리는 커녕 득점도 쉽지 않았다. 결국 7월을 무득점, 무승으로 마쳤고 순위는 내려가 있었다.

승리밖에 답이 없었다. 선두 수원FC를 상대한 안산의 정신무장은 놀라웠다. 리그 최다득점 팀을 상대로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최근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준 터라 일단 지키는 축구를 해볼 법도 했는데 안산은 최건주와 김태현의 측면 공략과 펠리팡, 김륜도를 활용해 상대 박스 근처에 볼을 자주 연결하며 공세적으로 나섰다. 라인을 끌어올리다가 수원FC에 선제골을 내주기도 했지만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서 빠르게 동점골을 뽑아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작정한 듯 측면을 파고들고 줄기차게 최전방으로 연결하려던 모습은 7월의 안산과 180도 달랐다.



오랜만에 무득점을 탈출한 안산은 후반에 자신감까지 엿보였다. 펠리팡의 포스트플레이는 더욱 힘이 붙었고 결승골의 주인공인 김태현은 더 왕성하게 오버래핑과 크로스로 존재감을 넓혔다. 후반 14분 펠리팡이 오버헤드킥 시도로 상대 수비를 묶고 김태현이 마무리하면서 다득점 경기와 함께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

한 번의 승리였지만 리그 선두와 공방전 끝에 따낸 기쁨이라 기대감을 더한다. 수원FC전은 김 감독이 그토록 강조했던 물러서지 않는 축구의 성과였다. 김 감독은 시즌 전부터 '어차피 맞을 거라면 내려서기보다 맞받아치겠다'는 입장이었다. 수원FC전은 결과와 내용을 모두 잡은 셈이다. 스리백으로 변화를 준 수비진은 여전히 안정감이 있었고 공격도 이제야 활로를 찾았다. 여기에 새로 가세한 외국인 공격수 까뇨뚜도 자가격리를 마치고 팀 훈련에 가담한 만큼 안산의 8월을 기대해 볼만 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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