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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의 한국인 축구 감독 이민영의 이야기

기사입력 : 2020.08.08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이윤성 인턴기자=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의 남쪽, 호주의 북쪽에 위치한 인구 130만의 작은 섬나라다. 이 작은 나라에서 축구 감독으로서 동티모르 여자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한국인 축구 감독이 있다. 현재 동티모르 여자 대표팀을 이끌고 있고 2019년에는 싱가포르를 상대로 사상 첫 국제대회 승리를 이끌기도 했던 이민영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이민영은 2000년 10살이 되던 해 다니고 있던 초등학교에 여자 축구팀이 있었고 반 대항 여자축구대회를 통해 선발되어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축구의 매력에 푹 빠져서 훈련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 속해있는 팀도 당시 나가는 전국 대회마다 우승을 하며, 국가대표 여자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민영은 대구 상원중, 울산현대정보과학고등학교(현 현대고)에 진학하면서 좀 더 전문적으로 축구를 배우게 되었고 15,18세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 되면서 꿈을 이어 나갔다. 그러나 잦은 부상과 재활기간을 거치던 중 좋은 선수보다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20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이민영은 2012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중국 난징에서 아시아축구연맹이 주최하는 축구 지도자 C라이센스 코칭 코스에 참가하게 되었고 자격증 취득 후 모교 초등학교로 돌아와 비교적 어린 나이에 여자 축구팀 감독이 되었다. 당시 만21세로 더 경험하고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민영은 축구관련 모든 교육에 참가하여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배웠지만, 축구지도자로서 더 더욱 전문지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재직중임에도 체육 학과에 편입하여 공부를 계속 이어 나갔다.

이민영은 석사 졸업 후 더 큰 경험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 파견지도자로 동티모르에 가게 되었고, 2017년 동티모르 u19 대표팀에서 2개월간 코치로 일하게 되면서, 외국선수들에게 다른 언어와 그동안 그들이 배우지 못했던 자신의 색다른 방식으로 축구를 알려주는 것에 큰 재미를 느꼈고, 작년 A라이센스를 취득하고 지도자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민영은 동티모르 파견 초기에는 김신환 감독님과 함께 남자 유소년 팀을 지도 했지만, 3개월 뒤 여자 팀에 대한 모든 권한을 부여 받으면서 동티모르 여자 축구팀을 관리하고 지도하며 2년을 활동했다고 한다. 동티모르에서 여자축구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이민영 감독을 만나보았다.



Q. 지도자라는 꿈을 꾸게 된 계기가 있다면?

청소년기 크고 작은 부상에 많은 휴식기와 재활훈련 기간을 겪으면서 점점 축구선수로서의 꿈 보다는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가지고 축구라는 것을 나만의 방법으로 누군가를 가르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유투브라던지 축구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가 많지만 제가 지도자의 대한 꿈을 꿀 당시에는 축구지도에 대한 부분에 대해 경험이 많은 선생님, 선배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접하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안되던 부분을 어떻게 하면 발전을 시킬 수 있을지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좋은 선수보다 더 훌륭한 지도자가 되어 나보다 더 좋은 선수를 양성하고 싶다는 조금 더 큰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Q.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동티모르로 향했다. 동티모르에서의 도전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열악한 환경에서 꿈을 꾸고 또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이 있고, 그 곳에 한국인 지도자가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지만 동티모르에서 축구를 가르치게 될 것이라고 전혀 상상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축구를 가르치는 장소만 바뀌었을 뿐이라는 마음을 가졌고, 한국에서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설렘과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또한 기존에 한국인 지도자가 이미 오랫동안 거주하여 있었고 이미 파견 전 2개월간 선수들과 함께 지내며 경험했기에 파견 요청이 왔을 때도 크게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삶을 살아가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지 않는 기회라고 생각했기에 동티모르에서의 경험이 저에게는 더 큰 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확신하고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Q. 동티모르 생활은 어떤가? 적응 기간동안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이곳에 처음 와서 선수들을 지도해야 하는데, 언어 장벽에 부딪혀 뜻을 전달하기도 훈련을 하기에도 너무 힘든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또한 문화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처음의 부푼 기대와 설렘은 어디 가고, 운동장이 없어 풀을 자르고 깎아가며 훈련장을 만들고 사비로 훈련 용품을 구입하여 훈련을 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회의감도 들었습니다. 이 곳에 온 이유에 대해 스스로 되물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나의 선택이었기에 모든 것들이 나를 성숙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고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동티모르 언어도 배우기 위해 노력했고 매일매일 선수들과 동티모르 언어로 이야기해가자 선수들 또한 마음을 열어갔습니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소통을 통해 선수 개인의 실력뿐만 아니라 팀워크도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여자축구선수들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실력향상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Q. 동티모르 여자축구대표팀을 처음 맡았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

처음엔 그냥 놀랐습니다. 선수도 없었고 당연히 팀도 없고 동네에서 취미로 공을 차는 선수들도 많이 없었기 때문에 눈 앞이 깜깜하고 막막했죠.

어떻게 선수를 모아야하나, 모은 선수로는 뭐부터 가르쳐야하나, 이래서 국제대회는 어떻게 나가나, 별별 생각을 다 했던 것 같습니다.

Q. 당신은 선수들에게 어떤 감독인가? 또 아이들이 어떤 선수로서 성장하길 바라나?

동티모르에서의 저는 선수들에게 처음엔 무서운 선생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말이 안통했기 때문에 저는 답답해서 화만 내고 선수들은 저를 마냥 무서워 했습니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고 선수들과 한명한명 소통을 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알고 배우고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이제는 정말 친구같이 편하게 농담도 주고 받고 때로는 가족처럼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기도 하고 밥도 먹고 여가생활도 보내면서 선수들을 이해시키고 훈련을 하다보니 이제는 나를 믿고 정말 잘 따릅니다.

지금은 언니같은 때론 친구같은 좋은 선생님이 되고싶고, 작년부터 시작된 리그가 점점 발전하고 리그를 통해 좀 더 좋은 선수들이 발굴되고 또 그 선수들이 프로페셔널한 마음가짐과 노력으로 기량이 발전하여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멀게는 저를 보고 지도자의 꿈을 꾸고 동티모르 미래를 책임질 좋은 선수들을 양성하고 육성하는 여성지도자가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Q. 선수들이 점점 더 성장하는 모습에 보람을 많이 느낄 것 같다. 2년간 어느정도 성장 했나?

매일매일이 기적과 같았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실력적으로만 봤을 때는 정말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전술적으로도 많이 발전 했습니다.

그로인해 리그가 창설되고 대표팀 선수들을 주축으로 많은 팀들이 창단하면서 좀 더 전문적인 선수들이 많이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싱가포르를 상대로 거둔 동티모르 여자축구 역사상 첫 승리.. 전체적으로 느낌이 어땠나?

그날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은 했지만 사실 승리를 하리라곤 생각 못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눈을 뜰 때부터 경기가 끝나 함께 눈물을 흘릴 때 까지 모든 시간이 완벽했다고 생각합니다. 준비과정도 그렇고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 저희 팀의 단점을 보완하는것이 아닌 장점에 맞춘 전술까지요.

그 날이 대회 첫 경기이기도 했고 우리가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준비를 많이하고 경기에 임했거든요. 상대도 생각했던 것 보다 동티모르가 잘하니까 놀랐을거예요. 결과적으로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킥으로 한골을 실점했지만 2:1로 이겨서 기뻤습니다. 동티모르 여자축구의 역사를 쓴 날이라 태국 현지에 있던 모든 동티모르인들이 응원하러왔다가 울면서 갔어요. 작은 나라라 승리가 더 뜻깊었던 것 같아요.

Q. 한국도 여전히 여성스포츠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남아있다. 동티모르도 그런 시선들이 있나?

한국보다도 스포츠에선 더 후진국입니다. 그리고 여성이 운동을 한다 그것도 축구를 한다는 것에 인식이 좋진 않지 않은것은 사실입니다.하지만 이러한 인식에도 여자축구선수들의 변화에 따라 어린 여자선수들이 축구를 배우겠다고 저를 많이 찾아오고 동티모르 축구협회의 큰 담벼락에는 ‘여자도 할 수 있다’ ‘여자도 자유를 누릴 수 있다’라는 문구와 여자축구선수 경기 장면이 함께 매치되어 있는데 이 축구 장면은 기적과도 같은 동티모르 여자 성인대표팀의 국제대회 1승의 결승골을 넣은 여자축구선수 입니다. 매번 축구장 담벼락의 벽화를 보며 나와 우리 선수들이 동티모르에서 대단한 역할을 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습니다. 이렇게 인식을 조금씩 바꾸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세계적으로 여자축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동티모르에서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성인선수들의 경우 돌아가자마자 제가 가지고있는 기존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자리그의 모든 경기를 통해 선수를 선발하여 훈련을 시작하여 올해(코로나바이러스로인해취소될수있음-현재는잠정연기) 또는 내년에 있을 국제대회를 준비하고 유소년 선수들 또한 연령대로 팀을 구분하여 현지 코치들과 함께 팀을 꾸려서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동티모르에서는 지도자로서의 역할과 함께 행정적으로도 공부하고 경험할 수 있기때문에 협회와 소통하여 여자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 입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바램이나 꿈이 있다면?

저는 현재 축구지도자로서 한 국가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고 또한 한국의 여성지도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국제무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여성 축구지도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언제까지나 초심을 잃지않고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저를 통해 많은 여성지도자들이 국제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희망의 본보기가 되고 싶고, 앞으로도 정말 내가 원하는 행복한 삶,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누군가의 희망과 꿈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사진 제공 - 이민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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