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핫피플] 되는 집 울산, 정훈성까지 터졌다... ‘할아버지와 약속 지켜’
입력 : 2020.09.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확실히 잘 되는 집은 다르다. 정훈성이 울산 현대 데뷔골을 신고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울산이 15년 만에 리그 정상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FC서울과 K리그1 18라운드에서 이청용, 주니오, 정훈성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승점 45점으로 선두를 지키며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전북 현대(승점41)와 격차를 4점으로 벌렸다.

당시 이 경기는 ‘쌍용더비’로 관심이 쏠렸다. 이청용은 친정에 비수를 꽂은 뒤 ‘No 세리머니’ 예의를 갖췄고, 기성용이 후반에 교체 출전하며 맞대결이 성사됐다. 이날 울산은 완벽한 공수 밸런스와 압도적인 결정력으로 1위의 자격을 증명했다. 최근 3연승과 더불어 9경기 무패(8승 1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 가지 큰 수확도 있었다. ‘태화강 아마다 트라오레’ 정훈성이 폭발했다.

정훈성은 서울전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43분 이청용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서울이 만회골을 위해 라인을 올리자 틈이 생겼다. 추가시간, 볼을 잡은 정훈성이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로 역습을 전개했다. 문전에서 시도한 슈팅이 양한빈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동료들이 얼싸안으면 데뷔골을 축하해줬다. 이를 지켜본 김도훈 감독은 박수치며 환히 웃었다. 깜짝 카드로 꺼낸 선수가 아주 짧은 시간을 뛰고 골을 터트렸으니 더할 나위 없었다.

정훈성의 세리머니가 눈길을 끌었다. 고인이 된 할아버지에게 바치는 골이었다. 그는 울산 공식 채널을 통해 “할아버지께서 K리그 데뷔를 보고 싶어 하셨는데 일찍 세상을 떠나셨다. 가톨릭 신자였던 할아버지의 세례명을 문신으로 새겨뒀고, 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하게 됐다. 오늘 골로 할아버지와 약속을 지킨 기분”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정훈성은 일본 무대(V-바렌 나가사키, 그루자 모리오카)를 시작으로 내셔널리그(목포시청, 강릉시청)를 거쳤다. 지난해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K리그에 입문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울산은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워낙 스쿼드가 두텁다보니 많은 출전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지난 6월 16일 7라운드 강원FC 원정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전반 초반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VAR로 득점이 취소되는 불운과 마주했다. 이어 20일 서울 원정에서도 나섰다. 그러나 침묵을 지켰다. 이후 인내하고 꾸준히 훈련하면서 기회가 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리그 3경기 만에 첫 득점포를 가동했다.

김도훈 감독은 “데뷔골을 넣은 정훈성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가진 게 많다. 장점을 활용해 훈련하고 연습경기를 하면서 계속 발전했다. 힘이 떨어졌을 때 뭔가 발휘해줄 선수다.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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