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해한 KT 유한준 ''8회 승부처, 고참으로서 해결하고 싶었다''
입력 : 2020.09.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KT 위즈의 최고참 유한준(39)이 승부처에서 제 역할을 해내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KT가 키움을 8-7로 승리했다. 이번 주 모든 경기를 이기면서 6연승을 달렸고, 4위 자리도 유지했다.

키움은 KT에 강했던 요키시를 내세웠고, KT는 일찌감치 불펜 데이를 선언하고, 예정대로 9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중심 타자 로하스의 활약(4타수 3안타 1타점)도 여전했지만 결정적인 곳에서 베테랑 유한준(4타수 3안타 2타점), 박경수(3타수 2안타 2타점)의 활약이 특히 빛났다.

경기 수훈 선수로 꼽힌 유한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선수들 모두 불펜 데이인 점을 알고 있었다. 초반부터 4점을 잃어 어려운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점수를 따라가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선수들도 이제 이기는 법을 알아가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의 승부처는 8회였다.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 초, 2사 상황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가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키움은 이때를 승부처로 여겨 오늘 안타가 없던 강백호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고, 투수를 조성운에서 마무리 조상우로 바꿔 유한준을 상대했다. 유한준은 조상우의 공을 끈질기게 골라낸 끝에 3-2 풀카운트 상황을 만들었고, 7구째 패스트볼을 받아쳐 결승타를 때려냈다.

오늘 안타가 없던 강백호를 거르고, 2안타를 기록 중이던 자신을 상대한 키움 벤치의 선택에도 유한준은 베테랑답게 의연했다. 유한준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키움이 마무리 조상우를 내보낸 것처럼 저도 이때를 승부처라 생각했고, 고참으로서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8회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조상우가 패스트볼이 좋은 선수라 패스트볼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고, 풀카운트 상황에서 패스트볼 하나만 노리고 갔던 것이 운좋게 안타로 이어졌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KT는 최근 6연승을 달리며,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마지막까지 경쟁하다 밀린 경험이 있어 섣부른 기대는 조심스럽다.

유한준도 이 점을 인식한 듯 "지난해에는 꼭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 선수들이 경험이 없다 보니 조바심을 내곤 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경험 덕분에 올해는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도 힘을 내는 것 같다"고 지난해의 실패가 올해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팀 내 몇 안 되는 포스트시즌 경험자인 유한준은 "가을 야구라는 것이 많은 관심이 쏠리다 보니 부담도 분명 있다. 하지만 그런 경기를 통해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고, 나 역시도 그래왔다"면서 후배들도 자신처럼 포스트시즌 경험을 통해 성장하길 바랐다.

끝까지 포스트시즌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굳이 보완점을 찾거나 구체적으로 몇 위를 목표로 하기보단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유한준은 "선수들이 가을 야구에 대한 꿈이 강하다. 그런 만큼 몇 위를 한다기보다는 시즌 끝까지 지금 이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40여 경기가 남은 만큼 분명 위기는 찾아온다. 그때 그걸 위기라 생각하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한다면 시즌이 끝날 때쯤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포스트시즌 경쟁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내보였다.

사진=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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