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슈팅 수’ 절반이어도, 수원FC 질식시킨 ‘다이나믹 전남’
입력 : 2020.09.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채태근 기자= 통한의 실점으로 승리를 놓쳤지만 전남 드래곤즈의 탄탄함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전남은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18라운드에서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황기욱의 멀티골로 2-1로 앞서가다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하며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하지만 올 시즌 18경기에서 K리그2 최다 득점(36득점, 경기당 2골)을 기록하며 줄곧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수원FC를 패배 직전까지 몰아넣은 경기 내용은 고무적이었다. 원정에서 조밀하게 수비진을 형성한 뒤 세트피스와 역습으로 리드를 따내며 홈팀의 목을 조였다.

경기당 채 한 골을 내주지 않는 전남(13실점)의 수비력과 더불어 승부의 방점을 찍는 득점을 이끌어내는 전경준 감독의 수 싸움도 눈길을 끌었다. 전반 9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황기욱의 선제골부터 전남의 계산대로 흘렀다. 치열한 수비에 이은 간결한 역습은 트레이드 마크였다. 전반 17분 수비 배후를 파고들어 골망을 흔든 전남 곽광선의 논스톱 발리 슛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수원FC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장면이었다.

수원FC는 기존의 유려한 빌드업 플레이가 여의치 않았지만 기어코 전반 36분 말로니가 동점골을 이끌어냈다. 후반 들어 30분까지 수원FC가 5차례나 슈팅을 시도하며 맹공을 퍼부었지만 전남은 치명적인 위기는 내주지 않으며 잘 버텼다.

후반 31분 수원FC 수비수 조유민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는 변수가 발생했고, 전경준 감독은 곧바로 199cm 장신 외국인 공격수 쥴리안을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다. 후반 38분 쥴리안이 머리로 떨어뜨려준 볼이 문전 혼전 끝에 황기욱의 2번째 득점으로 이어졌다. 전 감독의 노림수가 그대로 맞아떨어진 장면이었다.

망연자실했던 수원FC선수들이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로 가까스로 기사회생하며 홈에서 마치 승리한 듯 반응을 보인데서 이날 경기의 치열함을 엿볼 수 있었다. 슈팅 숫자에서 14대7로 수원FC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던 전남은 경기 지표에 나타나지 않는 역습의 속도와 문전 파괴력 등 효과적인 경기운영 능력이 눈에 띈 90분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 감독은 “수원FC는 공격적인 선수들이 있는 팀이지만 어떻게 막고 대응하는 것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담백한 반응을 내놓으며 “후반 막판 운영의 묘를 발휘하는데 미숙하지 않았나 싶다. 상대가 때리고 들어오는 걸 예상했는데 볼을 관리하는 게 아쉬웠던 것 같다”며 경기를 복기했다.

이어 기존 공격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곽광선의 공격수 기용과 미드필더 황기욱의 멀티골에 대해서도 ‘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갖고 있는 카드에 최대한 맞춰서 하고 있다. 곽광선은 본인 역할 충실히 잘 하고 있다”면서 “황기욱 뿐만 모든 선수들 최선을 다했다. 기욱이의 골 축하한다. 좋은 결과를 내는 과정이라 생각 한다”며 남은 시즌을 바라봤다.

이날 결과로 4위 경남(승점 26, 득점27), 5위 서울이랜드(승점25, 득점20), 6위 전남(승점25, 득점19)이 촘촘히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형성했다. 남은 3라운드 9경기에서 전남의 효율적인 경기 전략이 시즌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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