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주전 골’ 한지호, “부산과 이별 어려웠지만, 경남행은 좋은 선택”
입력 : 2020.09.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재현 기자= 부산 아이파크 원클럽맨으로 자부심이 높았던 한지호가 경남FC 임대를 선택했다. 오랜 인내 끝에 제주유나이티드전에서 웃었다.

한지호는 지난 5일 제주와 하나원큐 K리그2 2020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전반 27분 황일수의 크로스를 정확한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밀어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경남은 3-3으로 비겼지만, 침묵했던 한지호가 터지면서 공격 옵션 증가에 희망을 걸었다.

그는 제주전 골 당시를 회상하며 “경남에 온 이후 첫 골이 늦게 터졌다. 좋은 모습을 못 보여 드려 만회하고 싶었는데 골을 넣어서 기분이 좋고, 노력이 보상되는 것 같았다”라며 “지난 수원FC전에서 황일수 형에게 도움을 줬는데, 일수 형이 이번 제주전에서 내가 골 넣을 거라 했다. 일수 형 말대로 크로스가 예쁘게 와서 정확하게 넣을 수 있었다. 일수 형에게 고마웠다”라고 만족했다.



한지호는 지난 2010년 부산에 입단 후 10년 동안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쭉 한 팀에 머물렀다. 부산 원클럽맨으로서 자부심이 컸다.

그러나 올 시즌 입지가 줄어들면서 출전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자존심보다 실리가 필요했다. 지난 6월 경남의 러브콜을 받았고, 김승준과 트레이드를 통해 6개월 단기 임대로 첫 도전을 시작했다.

한지호는 “힘든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고민했다. 부산과 10년 동안 함께 하면서 애정이 컸기에 더 그랬다. 그러나 나는 아직 은퇴할 시기가 아니기에 출전 기회가 필요했다. 결국, 임대를 결정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쁜 결정은 아니었다”라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았다.

경남 이적 후 초반도 쉽지 않았다. 초반 3경기 동안 기회를 받았지만, 오랜 실전 공백이 발목을 잡았다. 슬럼프가 길어질 법 했지만, 한지호는 인내했다.

그는 “초반 기회를 잡았을 때 부진해서 코칭 스태프와 동료들에게 실망을 안겨 많이 미안했다. 이후 3경기 결장하면서 많은 준비를 했다”라며 “설기현 감독님께서도 자신감을 끌어올려 주셨다. 개인 훈련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리니 빨리 시합에 나가고 싶을 정도다. 빠른 시일 내 기회를 받아 다행이다”라고 극복한 과정을 설명했다.

다행히 부산과 경남 홈 구장 창원,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함안까지 멀지 않다. 또한, 한지호가 이전에 함께 했던 동료들도 경남에 많이 있었다.

한지호는 “출퇴근을 부산 집에서 하고 있기에 가족들과 떨어지지 않아 좋다. 경남에 올 때 선수들이 ‘너 때문에 강등됐다’라고 농담하며 환영해줬다. 안산 무궁화 시절 같이 했던 선수들은 물론 비슷한 또래 선수들도 있어 적응하기 편하다”라고 긍정적이었다.

선수들에게 어렵지만,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설기현 감독 스타일에도 빠르게 녹아 들고 있었다. 한지호는 “많이 배우고 있으며,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있다. 상대가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라고 전했다.



한지호는 임대 신분이지만, 지난 시즌 부산 유니폼을 입고 경남을 강등 시킨 기억에 안타까워 했다. 이제 그 빚을 갚으려 한다. 그는 “경남에 왔을 때 빚을 갚고 싶다는 마음으로 왔다. 경남 승격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으로 친정팀 부산 응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부산 경기를 항상 챙겨보고 있다. 힘겹게 순위 경쟁하고 있어 안타까웠다. 현재 10위가 아닌 파이널A로 가서 웃었으면 좋겠다”라고 부산의 선전을 기원했다.

사진=경남FC,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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