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시기는 늦었지만...'수잘알' 박건하 선임은 '최선'
입력 : 2020.09.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서재원 기자= 시기는 늦었지만 선택은 최선이었다. 박건하 감독은 위기에 몰린 수원삼성에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었다.

수원은 8일 "제 6대 감독으로 팀 레전드 출신 박건하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022년 12월까지다"고 발표했다. 박 감독은 오는 13일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 감독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수원은 창단 2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7월 17일 이임생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나아질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주승진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겼지만 성적은 더욱 곤두박질쳤다. 주 대행 체제에서 거둔 성적은 8경기 2승1무5패였고, 수원은 최하위 인천유나이티드(승점 14)에 3점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주변의 우려와 달리 수원은 새 감독 선임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 감독대행의 P급 지도자 자격증 합격 여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 아닌 오해도 여기에서 나왔다. 실제로 주 감독 대행은 수원의 새 감독 후보 중 하나였고, P급 지도자 연수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랴부랴 박 감독을 선임한 모습이 됐다. 사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박 감독을 수원의 새 사령탑에 앉혔지만 분명 시기는 늦었다. 팀 순위는 11위까지 추락했고 동시에 팀 분위기도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박 감독이 남은 8경기에서 수원을 잔류시키는 것만으로도 성공했다는 평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박 감독의 데뷔전은 하필 서울과 슈퍼매치다. 수원이 5년 동안 리그에서 이기지 못한 팀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박 감독을 선임한 수원의 선택은 최선이었다. 단순히 수원 레전드 출신 '리얼블루'라서가 아니다. 박 감독은 2년 전 서정원 감독이 물러난 때에도 유력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수원과 늘 가까이 있던 인물이다. 대표팀 코치로 있을 때나, 중국에 있을 때도 늘 수원 소식을 확인할 만큼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박 감독의 장점은 수원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창단 멤버로 활약했을 때와 지금의 수원이 완전히 다른 팀인 것도 확실히 알았다. 수원의 감독직이 어떤 자리보다 힘든지도 이해하고 있었다. 2년 전과 최근, 수원의 감독직 제안을 심사숙고 했던 이유도 쉽지 않은 길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원도 수원이지만 박 감독도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그만큼 치밀하게 준비했다. 수원과 협상에서 코칭스태프 구성의 전권을 주장했고, 자신이 원하는 수석코치를 데려오는데 합의했다. 박 감독을 보좌할 수석코치는 숭실대학교를 오랫동안 이끌었던 이경수 감독이 유력하다.

박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게 돼 책임이 막중하다. 우선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며 "내년부터 수원 재건의 골격을 다시 세워 팬들에게 자부심을 돌려주겠다"고 다짐했다. 박 감독의 선임까지 시간이 다소 지체됐지만, 그는 수원 사령탑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 그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수원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적극적인 서포트를 해야 할 때다.

사진=수원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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