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핫피플] 초조했던 전북의 뒷공간, 엄원상의 놀이터였다
입력 : 2020.09.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주] 허윤수 기자= 광주FC 엄원상에게 높이 올린 수비 뒷공간은 놀이터나 다름없었다.

엄원상은 12일 오후 4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 전북현대와의 안방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3-3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를 앞둔 양 팀의 분위기는 상반돼 있었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과 함께 승격한 광주는 6경기 연속 무패(2승 4무)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반면 리그 우승을 노리는 전북은 김진수(알 나스르)의 이적 공백 속에 2연패를 당한 상황이었다. 그 사이 선두 울산현대와는 승점이 5점 차까지 벌어졌다. 다음 경기에서 울산을 만나는 전북은 승리가 절실했다.

전북은 울산전을 대비해 경고 누적 가능성이 있는 손준호를 제외했다. 또 김진수의 자리에 이주용이 아닌 최철순을 투입하며 수비진을 구축했다.

하지만 광주가 예상외의 카드를 꺼냈다. 주포 펠리페를 벤치에 앉히고 엄원상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평소와 달리 엄원상은 측면이 아닌 중앙에 위치하며 뒷공간만을 살피고 있었다.

광주 박진섭 감독의 승부수는 3분 만에 적중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엄원상이 빠른 스피드로 쫓아갔다. 전북 수비 두 명 사이에 오른발로 툭 올려 차며 골키퍼 송범근의 키를 넘겼다.

전북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연달아 두 골을 만들어내며 전반 중반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전반 막판 일이 꼬였다. 광주 임민혁의 프리킥을 받은 홍준호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승리가 필요한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더욱 공격적으로 임했다.

이때 엄원상의 진가가 나타났다. 기존의 빠른 스피드에 올 시즌 들어 더욱더 단단해진 체격은 전북 수비 뒷공간을 휘젓기에 충분했다.

후반 3분 광주의 역습이 시작됐다. 김주공이 돌려준 공을 받은 엄원상은 지체 없이 전북 진영으로 돌진했다. 마지막으로 버티던 최보경까지 무너뜨린 뒤 때린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아쉬움은 오래 가지 않았다. 후반 12분 다시 광주의 역습행 열차가 출발을 알렸다. 임민혁의 침투 패스를 받은 엄원상은 거칠 게 없었다.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역전골이자 자신의 멀티골을 알렸다.

엄원상의 멀티골에도 경기는 3-3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전북을 상대로 보여준 그의 날카로움은 무승부에도 경기장에 묘한 여운을 남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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