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대표' 류현진·김광현, MLB서 함께 웃었다···박찬호·서재응 이후 15년만
입력 : 2020.09.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한국 야구팬에게 이보다 더 좋은 날이 있을까. KBO 리그에서 성장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33, 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2005년의 박찬호(47), 서재응(43) 이후 15년 만에 한국인 동시 선발승 쾌거를 이뤘다. KBO 리그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달성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올해 류현진과 김광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이유로 변수가 많았음에도 유독 함께 등판하는 날이 잦았다. 류현진이 선발 투수, 김광현이 마무리였던 7월 25일(이하 한국 시간) 개막전을 제외하더라도 8월 18일, 8월 23일, 9월 20일, 9월 25일인 오늘까지 총 4번이 있었다.

두 사람은 올해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좀처럼 승리 투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8월 18일 경기에서는 류현진이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선발승을 거둔 반면, 김광현은 코로나 19 이후 재개된 이후 첫 등판이라는 이유로 이닝이 제한돼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8월 23일에는 반대로 김광현이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첫 승을 거두고, 류현진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9월 20일 경기에서는 두 명 모두 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나란히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각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경기,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시리즈의 첫 경기라는 중압감을 안고 선발로 나섰고, KBO 리그 에이스 출신답게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에이스다운 명품 투구를 선보인 류현진

시작은 2시간 앞서 시작한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통산 상대 전적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8.80으로 크게 부진했던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명예회복을 노렸다. 임시 홈구장인 미국 뉴욕주 버펄로, 샬렌 필드에서 열린 이 경기는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그런 경기에서 류현진은 에이스답게 7이닝 무실점,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투구 수 100개로 7이닝을 소화하면서 류현진은 천적 양키스 극복,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이닝 소화력 검증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토론토 구단 공식 SNS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경기 직후 "류현진은 에이스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토론토 MVP"라는 등 찬사를 쏟아냈다.

어려운 상황에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경쟁에 결정적 역할을 한 김광현

다음은 김광현 차례였다. 세인트루이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이번 맞대결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 짓는 중요한 시리즈다. 특히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 지구 내 상대전적이 중요해졌고, 그런 만큼 기선제압이 필요했던 첫 경기였다.

김광현은 그런 시리즈의 첫 경기 선발로 나서 5이닝 1실점,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3승을 거뒀다. 투구 수 99개로 5회까지 소화한 김광현은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팀 승리에 공헌했다. 데뷔 시즌을 1점대 평균자책점(1.62)을 기록한 김광현은 어느덧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선발 투수가 됐고, 여러 매체로부터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등 메이저리그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

류현진, 김광현 이전, 한국 메이저리그 팬들을 행복하게 했던 선발 투수들은 박찬호와 서재응이었다. 2005년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시즌 도중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이적) 소속이던 박찬호와 뉴욕 메츠 소속이던 서재응은 올해 류현진과 김광현처럼 유독 같은 날 등판하는 일이 많았다.

이들은 2005년 4월 24일, 4월 30일, 5월 5일, 8월 20일, 8월 25일, 10월 2일 총 5번이나 같은 날 함께 등판했다. 4월 24일, 8월 20일, 8월 25일까지 총 3번, 함께 승리 투수가 됐다. 마지막으로 함께 승리를 거둔 8월 25일에는 박찬호가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5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서재응은 메츠 소속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7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후 박찬호와 서재응이 나란히 하락세를 겪고, 2013년 류현진 이후 윤석민이 선발 투수로서 도전했지만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하면서 한동안 메이저리그의 한국인 선발 투수는 류현진뿐이었다. 그러나 올해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하고, 극적으로 선발 자리를 따내면서 한국인 선발 투수의 메이저리그 동반 승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4번의 도전 끝에 15년 만의 한국인 선발 투수 동반 승리를 합작한 류현진과 김광현은 이제 한국인 첫 선발 투수 동반 포스트시즌 승리를 노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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