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핫피플] ‘Only 세징야’ 광주 정준연, 패배에도 빛난 'New 지우개'
입력 : 2020.10.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주] 허윤수 기자= 대구FC의 세징야가 있는 곳엔 언제나 정준연(광주FC)이 있었다. 시즌 초 세징야를 꽁꽁 묶었던 마하지(인천유나이티드)를 떠올리게 했다.

정준연은 3일 오후 4시 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4라운드 대구와의 안방 경기에 선발 출격해 세징야 봉쇄 임무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비록 경기는 0-1로 패했지만, 그의 활약은 빛이 났다.

이날 정준연은 리그 첫 출장 기회를 잡았다. 펠리페, 윌리안, 홍준호 등이 징계로 빠지고 두현석, 임민혁 등이 다친 상황에서 어렵게 얻은 소중한 출전이었다. 그는 박진섭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확실한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경기 전 광주가 제공한 전형에서 정준연은 수비진 앞에 위치한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그의 진짜 임무는 세징야 원천 봉쇄였다.

정준연은 경기가 시작되자 딱 한 선수만 바라봤다. 세징야였다. 그림자처럼 세징야를 따라다니며 원천봉쇄에 나섰다. 최후방부터 경기장 중앙까지 세징야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있었다.

전반 30분 세징야가 기회를 잡았다.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츠바사가 감각적으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세징야가 슈팅하려는 찰나 정준연이 나타나 파울을 유도했다.

세징야는 계속된 정준연의 마크에 짜증이 역력했다. 지속해서 주심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오히려 구두주의를 받으며 정준연의 기세가 더 올랐다.

정준연은 전반전 막판 더욱 힘을 냈다. 순간적으로 마크가 교차하는 상황이 나왔지만 세징야를 향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맨투맨을 유지하면서 수비의 빈틈을 메우기도 했다.

후반전에도 정준연의 목적지는 오로지 세징야였다. 후반 초반 세징야를 향한 날카로운 크로스가 나왔지만, 정준연이 먼저 처리했다. 3분 뒤에도 세징야의 득점 찬스에서 파울을 유도하며 상대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세징야가 묶인 대구는 공격 전개에서 답답함을 드러냈다. 정태욱까지 공격에 적극 가담했지만 세밀함이 부족했다.

경기 후 양 팀 사령탑 역시 세징야 봉쇄 이야기를 꺼냈다. 대구 이병근 감독 대행은 “세징야와 미리 맨투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 되는 장면도 있었고 세징야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걸 역이용해 득점을 만들어냈다”라며 정준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주 박 감독은 “대구가 세징야와 같은 좋은 선수가 있기 때문에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전 대구전에서도 다른 선수에게 맨투맨 임무를 줬었다. 오늘은 정준연이 그 역할을 했고 충분히 잘해줬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진=광주FC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