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오승훈의 ‘미친 선방쇼’...제주가 위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
입력 : 2020.10.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았다. 비록 원했던 승리는 아니었지만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저력을 확인한 경기였다. 그 중심에는 오승훈 골키퍼(32)의 선방쇼가 있었다.

제주는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전까지 4연승 및 11경기 연속 무패(8승 3무)를 질주했던 제주. 최하위 안산을 상대로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간판 공격수 주민규와 22라운드 MVP 진성욱이 부상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점유율에서 60% 이상 선점하며 경기를 장악했다. 하지만 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대열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제주는 급격히 흔들렸다. 안산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고 후반 19분 페널티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선 이창민이 실축하자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러나 경기 막판 VAR을 통해 제주가 또 한 번의 페널티킥 찬스를 얻어냈고 이번에는 정운이 키커로 나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기사회생했다. 이날 무승부로 1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간 제주(48점)는 승점이 같은 1위 수원FC(48점)에 다득점에서 2골이 부족한 2위를 기록했다.

패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막을 수 있던 건 오승훈 골키퍼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승훈 골키퍼는 이날 안산의 결정적인 유효슈팅 6개를 무력화시켰다. 골키퍼 선방은 무려 5회에 달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안산의 역습 상황에서 까뇨뚜와의 1대1 실점 위기를 오승훈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내지 않았다면 제주는 그대로 무너질 뻔 했다.

최근 2경기 연속 선제골 허용에도 제주는 오승훈 골키퍼의 선방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상대가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서면서 실점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지만 오승훈의 클래스는 변함이 없다. K리그2 무실점 부문 2위(7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펀칭(1위), 골킥(2위), 공중볼처리(2위) 등 각종 지표에서도 최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오승훈 골키퍼는 "골키퍼가 흔들리면 팀이 무너진다"라는 각오로 끝까지 버티고 있다. 그는 "축구에서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수비의 마지막 보루다. 결국 내가 무너지면 팀도 무너진다. 앞으로 어떤 위기가 찾아와도 1부리그 승격을 위해 끝까지 버티고 버틸 것이다. 매 경기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그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승부처에서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그라운드 위에서 '보이스 리더' 역할도 자처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골키퍼는 필드 플레이어와 달리 체력 소모가 크지 않다. 팀이 힘든 순간 힘을 불어줄 수 있다. 베테랑 선수로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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