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보이지 않는 헌신' 남기일 사단, 'K리그2 우승길' 밝게 비추다
입력 : 2020.11.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K리그2 우승엔 '남기일 사단'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있었다.

제주는 8월 1일 전남전(1-1 무) 이후 15경기 연속 무패(11승 4무)라는 압도적인 성적과 함께 K리그2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최다 연속 무패 기록이며, K리그2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연속 득점 기록도 압도적이다. 5월 23일 대전전(2-3 패) 이후 이날 경기까지 24경기 동안 매 경기 득점에 성공했다. 또한 수비까지 안정감을 더하면서 리그 최소 실점(23실점)을 기록하며 우승의 자격을 증명했다. 말 그대로 완벽했던 우승 레이스였다.

당연히 제주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2020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도 주인공을 꿈꾼다. K리그2 최우수감독상 후보에는 K리그 최다 승격(총 3회)의 기록을 보유한 남기일 감독이, 주장 이창민은 K리그2 MVP를 노린다. 프로 2년차 신예 이동률은 K리그2 초대 영플레이어상의 유력 수상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베스트11에는 오승훈, 안현범, 정우재, 정운, 권한진, 이창민, 김영욱, 공민현, 이동률, 주민규 등 무려 10명의 제주 선수들이 후보로 선정됐다.

이른바 '남기일 사단'으로 불리는 코칭스태프 및 지원스태프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있었기에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정효 수석코치, 마철준 2군코치, 조광수 공격코치, 기우성 GK코치, 길레미 피지컬코치가 제주에 합류했다. 이들은 2016년 광주 FC부터 지난해 성남 FC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남기일 감독을 보좌했으며, 각파트별로 최적의 문제 해결 방식을 찾아내는 조력자들로 유명하다.

이정효 수석코치는 현역시절 부산 원클럽맨(1999~2008)으로 활약했으며, 아주대 코치와 감독, 전남 드래곤즈 코치를 거쳐 2016년부터 남기일 감독과 함께 성공적인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마철준 2군코치는 2004년 부천 SK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2012년까지 제주에서 활약했다. 항상 투지가 넘치고 성실한 플레이로 제주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전북, 광주를 거쳐 현연 은퇴 후에도 지도자로서 남기일 감독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조광수 공격코치는 2012년 런던올림픽,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활약했으며 일본 J리그 제프유나이티드,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그린타운에서 코치를 맡으며 다양한 경험도 쌓았다. 지난해 성남에서 공격코치로 남기일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기우성 GK코치는 현역시절 프로경험은 없지만 고촌초, 능곡고, 중앙대에서 연령별 선수를 지도하며 지도자 역량을 인정받았고, 프로무대에서는 광주에 이어 성남에서 골커피 육성에 힘써왔다.

제주에서도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명가 재건을 노리는 제주를 원팀으로 만들기 위해 전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남기일 감독과 마치 한몸처럼 움직이고 소통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 매 경기 선수 영상을 편집하고 직접 수비부터 공격까지 세세하게 지도한다. 부침이나 부진을 겪고 있는 선수들을 다독거리는 '어머니 역할'도 해줬다. 제주 관계자는 "팀워크와 소통 부분에 있어서는 역대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원스태프는 선수단의 그림자 역할을 도맡았다. 지난해 성남에서 남기일 감독과 함께했던 채윤석, 김범수 재활트레이너와 신용섭 물리치료사가 올해 새롭게 제주에 합류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정한 환경과 일정에도 선수 부상 예방과 컨디션 관리를 위해 밤낮없이 몰두했다. 훈훈한 선행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한라산 사라오름에서 진행된 출정식에서 부상을 당한 시민에게 발빠르게 응급조치를 취하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남기일 감독은 제주 지휘봉을 잡으면서 과거 광주 사령탑 시절부터 함께했던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를 대거 영입했지만 전력분석관은 새로운 이름을 선택했다. 박원교 전력분석관은 20대초반부터 <박원교의 오프더볼>이라는 축구 분석 페이지를 운영했던 이른바 축덕이었다. 박원교 전력분석관은 폴란드 1부 엑스트라클라사의 한 팀에서 유럽 선진 프로 축구 시스템을 경험했으며 이후 꾸준히 활동하는 과정에서 지인의 소개로 남기일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됐다.

남기일 감독은 비 선수 출신임에도 축구 전술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과 철학을 가졌다며 박원교 전력분석관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특히 장소를 가리지 않는 남기일 감독과 박원교 전력분석관의 축구 토론의 뜨거운 열정은 선수단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 박원교 전력분석관은 "감독님과 자주 소통하면서 최고의 경기력을 위해 전술을 구상하고. 선수들과 영상 미팅을 통해 선수들의 이해를 도우려 한다"라고 말했다.

"축구는 감독 혼자가 이끌어갈 수 없다"라고 운을 뗀 남기일 감독은 "먼저 대규모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최고의 지원을 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내 뜻과 방향성을 잘 이해줄 수 있는 코치와 스태프가 있어야 더 빠르게 구상이 구체화되고, K리그2 우승과 승격이라는 목표에 다가설 수 있었다. 이제 1부리그에서도 새로운 목표 아래 더 많은 시너지를 보여주도록 하겠다"라고 보이지 않은 헌신을 보여준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에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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