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풋볼토크] ‘조력자’ 손흥민, ‘손흥민 원팀’ 막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입력 : 2020.1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1월 A매치가 끝났다. 벤투호는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낸 A매치 기간에 1승 1패를 했고 4득점 4실점 했다. 기록만 보면 무난한 결과로 평할 수 있다. 두 번의 경기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은 이번에도 불안함을 노출했다. 그리고 이번 A매치에서 ‘월클’ 손흥민은 공격의 주연이 아닌 조연이 됐다.

손흥민은 두 번의 A매치서 2도움을 했다. 멕시코전에서 황의조의 선제골을 도왔고, 카타르전에서는 2-1로 승리하는 황의조의 결승골을 도왔다. 황의조는 2골을 모두 손흥민의 도움 속에 기록했다. 두 번의 득점 장면 모두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넘긴 볼을 황의조가 마무리했다.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득점 패턴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8골로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우샘프턴전에서는 4골을 몰아치며 EPL에서 1경기에 4골을 넣은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시즌 득점도 벌써 10골이다. 그렇기에 이번 A매치에서도 손흥민의 득점을 기대하는 바가 컸다. 손흥민의 A매치 득점이 지난해 10월 스리랑카전 2골 이후 없기 때문에 바라는 마음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황의조의 골을 도왔고 2선까지 내려와 볼을 운반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철저히 팀 플레이에 집중했다. 토트넘에서 공격에 집중하며 매 경기 골을 노리는 모습과는 달랐다. 벤투 감독과 토트넘 조제 모리뉴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 A대표팀과 토트넘의 선수 구성 등이 다르다. 역할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하다.



물론 손흥민을 중심으로 해서 공격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손흥민이라는 세계적인 선수가 있는데 당연히 그를 앞세워 경기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것은 ‘손흥민 원팀’이 되는 역효과가 벌어질 수 있다. 손흥민이 고립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팀이 되는 것이다.

시간을 2년 전으로 돌려보자. 손흥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황의조, 조현우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당시도 손흥민의 엄청난 득점을 기대했다. 2017/2018시즌에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20골을 넣었고 박지성 이후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았다. 또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멕시코, 독일전서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손흥민의 기록은 1골 5도움이었다. 손흥민이 골을 못 넣은 것이 아니다. 본인이 마무리하지 않더라도 황의조, 황인범, 황희찬, 이승우 등 골을 넣을 동료들이 충분했다. 손흥민은 자신이 ‘미끼’가 되었다. 팀 플레이를 통해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그래서 손흥민의 골은 적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다채로운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A대표팀이 내년부터 재개할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만날 상대들은 한 수 아래다. 상대들은 A대표팀을 맞아 강하게 수비할 것이다. 특히 손흥민에게는 볼을 잡지도 못 하게 할 정도의 집중 수비를 펼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손흥민에게 의존하면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양한 전략, 손흥민이 동료를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이 필수적이다. 그것은 장기적으로 강팀을 상대할 때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손흥민이 조력자로 역할을 바꾸는 것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선택이다. 손흥민이 골을 넣는 것을 보고 싶지만, A대표팀에는 능력 있는 공격수들이 많다. 꼭 손흥민에게만 의존할 필요는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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