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E 핵심 수비수' 김태현 ''전남전 포함 3경기, 전승하고 승격할게요!''
입력 : 2020.11.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서재원 기자= 김태현(20)은 오직 서울이랜드FC의 승격만을 생각 중이다.

서울이랜드는 21일 오후 3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0' 27라운드 전남드래곤즈와 최종전을 치른다.

이 한 경기로 서울이랜드의 운명이 결정된다. 서울이랜드는 승점 38점으로 4위를 기록 중이다. 전남전에서 승리할 시 무조건 준플레이오프에 오른다. 비기더라도 같은 시간 열린 경남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결과에 따라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서울이랜드는 다른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않는다. 무조건 승리해 가장 유리한 위치에서 준플레이오프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만약 서울이랜드가 준플레이오프에 오른다면 2015년 창단 첫 해 이후 5년 만에 승격에 도전하는 기회를 얻는다. 창단 때부터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이랜드의 강점 중 하나는 수비다. 정정용 감독이 부임 후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36경기에서 71실점을 기록하던 리그 최다 실점 팀 서울이랜드는 이번 시즌 26경기에서 29실점만 내주는 팀으로 변모했다. 정정용 감독은 스리백 전술로 수비의 중심을 잡았는데, 그중 한 축을 20세 수비수 김태현이 담당하고 있다.

청평과 잠실을 오가며 3주 간 구슬땀을 흘리던 김태현을 경기가 치러질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만났다. 그는 "경기 일정이 미뤄져서 경기력적인 부분이 걱정이다"며 전남전에 대한 고민부터 털어 놓았다.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단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최종전이 연기된 것이 변수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김태현은 승리를 자신했다. "전남과 올 시즌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전남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크다. 3주 동안 잘 준비했다"며 전남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대 신분으로 서울이랜드에 왔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주전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이번 시즌 26경기에서 23경기에 나섰다.

처음에는 경쟁을 걱정을 했다. 동계훈련 때부터 치열하게 경쟁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경기에 나가는 횟수가 많지만, 언제 또 밀릴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처음엔 이렇게 까지 많이 뛸 줄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 팀에 중앙 수비수가 많다. 그중 제가 가장 어리다. 뛸지 안 뛸지 확신은 못했지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던 것 같다.

지난해 대전에서도 임대생 신분으로 많은 경기에 뛰었던 것 같다.

시즌 중반에 합류해 11경기에 나섰다. 당시 이흥실 감독님께서 많이 믿어주셨다. (임대 신분으로 주전을 꿰차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인가) 저의 강점은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축구 선수는 꾸준함이 없으면 안 된다고 배웠다. 한 시즌을 준비해야 하고, 또 다른 한 시즌씩 계속 나아가야 한다. 늘 준비하려는 자세가 도움이 된 것 같다. 나름의 직업의식이다.

두 번째 임대 생활이다. '떠돌이' 신분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상황이 불안하지 않은가.

물론 초반에는 늘 적응이 쉽지 않다. 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숙소 환경 등에서 적응이 힘들었다. 상황에 맞닥뜨리니,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래서 즐겼던 것 같다. 축구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한다. 소속팀에서 누구나 뛰고 싶어 한다. 어디에 있든 경험을 많이 쌓고 K리그1에서 뛰면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서울이랜드를 K리그1으로 올려놓으면 될 것 같다.

아직 미래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오직 전남전과 그 뒤에 이어질 플레이오프에 집중하려 한다. 저희가 이렇게 올라온 게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기적일 수도 있다. 정말 힘들게 올라온 만큼, 준비를 진짜 단단히 해서, 무조건 3경기는 이기고 승격한다는 마음으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남전에 승리하면 승격 확률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준플레이오프 상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가장 마지막 상대는 정해져 있다.

저희가 그 팀(수원FC)한테 3패를 했다. 첫 경기에서 0-3으로 패했고, 두 번째는 0-2, 마지막 경기는 0-1로 졌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다음은 0-0 아니냐는 말도 농담 삼아 한다. 그러나 0-0이면 올라가지 못한다. 수원FC를 만난다면 이번엔 꼭 이기고 싶다.

서울이랜드가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기적이라고 말한다. 처음 팀에 왔을 때 이렇게까지 좋은 성적을 낼 줄 알았나.

사실 처음에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되겠구나'는 확신이 들었다. 시즌 중반에 들자, 3위 안에 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선수들 한 명, 한 명씩 포테이 터지는 게 보였다.

정정용 감독과 인연이 다소 특별하다. 지난해 열린 U-20 월드컵 때는 안 데려가지 않았나.

사실 그 때 정말 많이 힘들었다. 유투브나 포털사이트를 아예 못 들어갔다. 휴대폰도 못 만졌다. 울산에 있었을 때였는데 축구가 하기 싫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솔직히 감독님을 몇 개월 동안 원망했다. 물론 지금은 정말 좋으신 분이다. 이제는 제가 부족했기 때문에 떨어졌다고 생각하게 됐다. 감독님을 탓하기보다 저를 탓하는 게 맞다. 또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신을 떨어뜨린 정정용 감독이 손을 내밀었을 때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에이전트를 통해 서울이랜드에서 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고민은 했다. 가도 되는 건가 생각했다. 그 때 고민을 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나를 선택하지 않았던 감독님 밑에서 배우는 게 맞을까도 생각했다. 부모님의 의견을 들어봤는데, 가라고 하셨다.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거라 말해주셨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U-20 월드컵 명단 탈락이 지난 1년간 이를 악물 게 한 계기가 됐을 것 같다.

제가 경쟁에서 밀렸다고 말할 수도 있다. 정말 힘들었는데, 대전에 임대를 가면서 마음을 잡았다. 제게 있어서 신의 한 수가 됐다. 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얻었다. 수비에서 뛰면서 '길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몸으로 익힐 수 있었다. 꾸준히 실천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U-20 월드컵은 아쉽지만 올림픽 대표팀에 부름을 받고 있다.

올림픽에 정말 가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집트 대회에 가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물론 김학범 감독님께서 최종전을 준비하는 팀의 선수는 제외했다고 말씀하셨지만, 불안한 마음도 있다. 아직 경쟁하는 상황이다.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것 같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림픽은 와일드카드를 제외하면 뽑힐 수 있는 인원이 15명이다. 정말 쉽지 않는 문이다. 탈락해도 아직 어리니까 괜찮다는 말도 하는데, 그런 말을 정말 듣고 싶지 않다. 유럽 같은 경우, 저와 비슷한 나이대 중 벌써 이름을 날리는 선수들도 있다. 어리다고 또 기회가 있을 거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선 인정받고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지난달 김학범호에 발탁돼 A대표팀과 스페셜매치에 나섰다.

국내 최고의 형들과 붙어봤다. 대표팀 형들 대부분이 K리그1에서 뛰고 있고, 그런 형들과 붙어보니 정말 바빠지고 할 게 많았다. 여유가 없었다. K리그2에서는 붙어보지 못하는 형들이다. 뛰었을 때 정말 힘들었다. 기술과 퀄리티가 다소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셜매치를 뛰고 나서 동기부여가 더 생기고,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올림픽 대표에서 A대표팀으로 월반하기 위해 더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계속 도전해야 머물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

유럽 진출에 대한 꿈도 있다고 들었다.

해외에 나가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K리그2에서 뛰고 있고, 우선 K리그1에서 인정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 이후 해외에 나가고 싶다. 무작정 해외로 나가겠다는 생각은 없다. 물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에이전트 형의 조언으로 영어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다. 책도 구입해 몇 문장씩 보면서 익히고 있다. 팀 내 외국인 선수들과 일부러 부딪히며 대화를 시도하려고 노력 중이다.

당장의 목표가 될 K리그1에서 자신이 통할 거라고 자신하는가.

도전해보고 싶다. 붙어보고 싶은 외국인 선수들도 있다. 일류첸코(포항스틸러스)나 세징야(대구FC) 같은 선수들을 막아보고 싶다. 그래야 경험이 생기고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모든 게 나중의 일이다. 지금 이 순간은 오직 전남전만 생각하고 있다. 전남전과 플레이오프, 승격만 머릿속에 있다. 제 미래의 일은 그 이후에 생각하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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