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민병헌 전열 이탈...롯데, 이대호 FA 협상 속도 낼까
입력 : 2021.0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2021시즌 스프링캠프 개막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베테랑 외야수 민병헌이 뇌동맥류 수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민병헌은 지난 2019년 뇌동맥류를 발견했고 이후 꾸준히 정기 검진을 통해 경과를 관찰해오며 시즌을 치러왔다. 그러나 최근 검진 결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병원 측의 소견을 받았고 22일 서울대병원에서 뇌동맥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민병헌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거나 선수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스프링캠프 합류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완전히 회복한 뒤 실전에 필요한 몸을 만드는 기간까지 고려하면 시즌 개막은 물론 전반기 어느 시점에 복귀하게 될지도 불투명하다.

민병헌은 지난해 109경기 출전해 타율 0.233, 2홈런 23타점 OPS 0.582을 기록하며 1군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은 이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타격에서는 슬럼프를 겪었지만 수비에서는 중견수로 641.2이닝(팀내 1위)를 소화하며 외야에서 중심을 잡아줬던 민병헌이기에 갑작스러운 장기 공백 소식은 롯데에게 큰 고민이다.

민병헌의 수술 소식은 지지부진한 롯데와 이대호의 FA 협상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백이 생긴 중견수 자리는 지난해 중견수와 1루수를 오가며 뛰어난 성적을 거둔 정훈이 1순위로 꼽히며 김재유, 강로한, 추재현, 신용수 등 외야수 자원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1군 외야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1루수로 373.2이닝(팀내 2위)을 소화한 정훈의 중견수 출장 비중이 높아진다면 이대호(443.1이닝)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테이블세터와 클린업을 맡을 수 있는 민병헌의 공백은 타선의 무게감에도 큰 영향을 준다. 예전같은 무게감은 아니지만 타율 0.292, 20홈런 110타점을 기록한 이대호는 롯데 타선에서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구단은 노쇠화가 온 이대호를 중심타선 자원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민병헌까지 빠진 상황에서 당장 대체자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리틀 이대호' 한동희가 잠재력을 드러냈지만 아직 상대 팀에서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성장한 것은 아니며 이적 첫 해 부진했던 안치홍의 부활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롯데와 이대호의 협상은 FA 시장이 열린 뒤 해가 바뀌도록 이렇다 할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꾸준히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부에는 노코멘트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스프링캠프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양측은 결론을 내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 핵심 전력인 민병헌의 전열 이탈이 조용하게 진행되던 롯데와 이대호의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뉴스1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