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초점] 거포 본능 되찾은 최형우,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이승엽과 어깨 나란히 할까
입력 : 2021.02.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지난해 12월 KIA 타이거즈는 2번째 FA 자격을 얻은 최형우와 3년 최대 47억원(계약금 1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7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만 38세부터 40세 시즌을 보내는 베테랑 선수에게 큰 금액으로 보장해주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최형우가 보여준 기량은 그런 걱정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대단했다.


최근 4시즌(2017~2020) 최형우의 타격 기록


최형우는 KIA에서 뛴 지난 4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35, 96홈런 424타점, OPS 0.980을 기록하며 4년 100억원의 FA 계약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했다. 특히 지난해 140경기를 뛰며 타격왕을 차지했고 OPS는 MVP를 차지한 로하스(1.097)에 이어 2위, 출루율 2위(1위 박석민 0.436), 타점 4위, 장타율 5위 등 타격 전반적인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만 37세의 나이가 무색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최형우였지만 지난 4년간 전혀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9년 3할 타율은 지켰으나 장타력이 급감한 모습으로 우려를 샀다. 17홈런, 장타율 0.485는 최형우가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2번째로 낮은 기록(최저 2012년 14홈런, 장타율 0.425)이자 KIA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최형우는 에이징 커브를 우려하는 시선을 극복하고 1년 만에 완벽하게 부활했다. KIA 이적후 가장 많은 28개의 홈런과 가장 높은 0.590의 장타율을 기록했는데 그 비결은 '적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9시즌에 비해 2020시즌 최형우는 타석 당 볼넷 비율(BB%)이 3.6% 늘어나고 타석 당 삼진(K%)이 2.9% 증가했다. 만 37세 시즌의 선수가 이런 변화를 겪는다면 일반적으로 노쇠화를 의심해볼 수 있지만 최형우는 오히려 타석 당 홈런 비율(HR%)이 증가하며 거포 본능을 되찾았다.





지난해 최형우는 타석에서 이전 시즌보다 더 공격적인 자세로 승부했다. 적극적으로 배트를 낸 결과 헛스윙이 늘고 컨택률이 감소했지만 장타생산성이 좋아졌다. 특히 초구 승부에서 무려 OPS 1.608(리그 1위)을 기록했으며 타율 0.544, 7홈런 30타점은 2019시즌(타율 0.390, 3홈런 11타점)에 비해 월등히 향상된 기록이었다.

그렇다고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휘두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타석 당 4.13개(리그 9위)를 지켜보는 인내심은 유지한 채 노림수가 확실한 공에는 헛스윙을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임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승엽은 만 38세였던 2014년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기록을 세웠다.


2016년 KIA와 첫 FA 계약을 맺을 때 최형우는 30홈런 100타점으로 보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9시즌(86타점)을 제외하고 3번의 시즌은 100타점을 넘겼고 연 평균 106타점을 기록, 타점 목표는 달성했지만 아직까지 KIA 유니폼을 입고 30홈런 고지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단 2개 차이로 아쉽게 30홈런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지금과 같은 기량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재도전해볼 만하다.

만약 올 시즌 최형우가 3할 타율과 30홈런,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한다면 7년 전 KBO리그 역대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던 이승엽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배의 대기록을 지켜봤던 만 31세의 최형우가 이제는 KIA의 팀내 최고참 타자로서 레전드의 대기록에 도전해볼 수 있는 입장이 됐다.

최형우가 노려볼 만한 대기록은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뿐만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통산 1335타점을 기록(역대 4위)한 최형우는 이승엽이 보유한 통산 최다 타점(1498타점)까지 163타점을 남겨두고 있다. 한 시즌 안에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수치지만 계약기간 3년을 꾸준하게 뛴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기록이다. 삼성 시절 중심타자로 묵묵하게 활약했지만 이승엽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최형우가 자신을 앞서 갔던 대타자의 업적을 따라잡고 뛰어넘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사진=뉴스1
기록 참조=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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