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올림픽 꿈꾸는 심서연, “이런 기회 다시 없을 거에요. 진짜에요!”
입력 : 2021.03.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세종] 이윤성 인턴기자= "이번 올림픽 못 나가면 안 돼요. 진짜 이런 기회가 다시는 없을 거 같아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의 베테랑 수비수 심서연은 인천현대제철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행선지는 대한민국 여자축구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썼던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세종스포츠토토다.

2010년 수원도시공사에서 데뷔한 심서연은 측면과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그리고 심서연은 수원도시공사와 이천대교(해체), 인천현대제철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하며 각기 다른 세 팀에서 우승을 경험한 최초의 선수이기도 하다. 또 지난 해 인천현대제철에서 20경기에 출전해 2도움을 기록하면서 현대제철의 역사적인 8연패에 공헌했다.

심서연은 각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2008년 대표팀에 데뷔했고 2018년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기록하는 등 대표팀과 WK리그 모두에서 활약하며 여자축구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선수다.

Q. 세종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는데 어떤 마음이 드시는지?
성적을 내겠다, 우승을 하겠다 이런 욕심은 없다. 우승을 하고 상위권에 간다면 좋겠지만 그런 욕심보다는 새로운 걸 한다. 이곳에 와서 뭔가 새롭게 하나부터 감독님도 나도 기존에 있던 선수들도 다시 차근차근 하나하나 함께 만들어 나가는 그런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Q.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도전이라는 말과 가장 어울리는 선수 같다.
처음에 대교(해체)라는 팀에 지명이 되었다가 수원으로 트레이드됐다. 그래서 이제 2년을 수원에서 지내고 후에 대교로 다시 팀을 옮겼다. 대교에서 6년을 있으면서 대교가 내 마지막팀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왔는데 팀이 해체가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대교(해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팀에서 나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현대제철이라는 좋은 팀에 입단을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사실 현대제철에서 3년을 채우고 은퇴를 하자라는 생각이 컸었다. 왜냐면 내가 부상으로 인해 오랜 기간을 힘들게 지냈었기 때문이었는데, 현대제철에서 뛰었던 3년동안 모두 우승을 했고, 몸이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몸이 더 올라오면서 다시 축구를 더 오랫동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제 계약이 끝나 이 팀에 오게 된 건데 세종과 1년 계약을 하고 팀에 입단을 했다. 1년 뒤에 어떻게 될지, 어디로 갈지 축구를 그만하게 될지, 아니면 이 팀에서 축구를 계속할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1년이라는 시간동안 세종에서 되게 좀 뜻 깊게 잘 보내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Q. 윤덕여 감독과 다시 한 번 함께하게 되었는데 어떤 부분에서 기대하고 있는지?
내가 전성기때에 감독님을 만났고, 감독님 덕에 당시에 첫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도 가게 됐다. 2013년 부산에서 했던 동아시안컵 때도 좋은 기억이 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기억이 있었다. 감독님과 만나서 되게 좋은 기억이 많았다.

감독님과 함께 했을 때 좋은 기억이 많으니까 그걸 되살리겠다. 이곳에서는 내가 고참이기도 하고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감독님이 경험을 기대하시고 부탁하셨다. 고참으로서 책임감,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역할들을 주문을 하셨다. 처음에 전화 오셨을 때도 그렇게 말씀을 해 주셔서 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왔다. 팀을 잘 꾸려 나가고 제가 선배로서 언니들과 같이 후배들을 같이 잘 이끌어가는 것 등을 생각하고 있다.



Q. 감독님이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부담 가는 부분은 없나?
부담은 솔직히 없다. 부담까지는 아니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후배들이 되게 해맑고 뭔가를 주문하면 되게 싫은 소리 한번 안하고, 힘들어도 “네!” 이러고 열심히 다한다. 솔직히 그런 게 신기하고 귀엽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내가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런 감정을 되게 오랜만에 느껴서 나도 뭔가 다치지 않고 같이 함께 계속 축구를 하고 싶다. 경험이 많기에 후배들이 모르는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모두 잘되었으면 좋겠다. 다같이 열심하 하니까 성과가 안 나오면 조금은 속상할 것 같다.

Q. 세종 생활은 어느정도 적응했나?
오자 마자 적응했어요. 워낙 친한 동생들이 있었고, 동생들이 많이 도와줬다. 지금도 동료들이랑 잘 지내고 있다. 서로 힘든 일 있으면 서로 얘기 많이 나누고, 좋은 일이 있으면 같이 좋아해주고 이런 부분이 나한테는 큰 것 같다.

Q. WK리그에서 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이나 경기가 있다면?
너무 많은데 현대제철에서 뛸 당시 경주한수원과의 플레이오프가 기억이 난다. 1차전인 경주 홈경기에서 0-3으로 패했는데 2차전인 인천 홈경기에서 4-3까지 갔다. 마지막에 페널티킥으로 경주에 실점하며 4-4로 비기고 승부차기까지 가서 우리가 우승했다.

그때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왜냐면 그때 경주 원정서 0-3으로 졌을 때 경기를 뛰었는데 그 날 경기를 망쳐서 스스로 자책감에서 나오기 힘들었다. 인천에서 홈 경기할 당시 후반전에 내가 들어갔다. 그래도 그나마 커버가 되어 가지고 어렵게 너무 힘들게 이긴 경기여서 그때가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 거 같다.

Q. 이제는 세종선수로서 어떤 걸 이루고 싶나?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올 한해를 잘 보내는 것이다. 팀으로서는 지난해 6위를 했는데 올해는 두 계단 정도만 올라와서 4위권 정도? 더 잘하면 플레이오프까지 가는데 그래도 욕심 안부리고 차근차근 하다 보면 4위까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여자축구 황금세대의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한다. 올림픽에 대해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있나?
사실 올림픽이 열릴지 안 열릴지도 모르는 불 투명한 상황이기때문에 저는 그게 제일 걱정된다. 2월까지는 올림픽에 대한 그런 기대가 컸다. 중국전을 위해서 다 같이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었으니까, 각자 기대감을 가졌다. 그런데 저녁 식사 때 취소가 되었다고 들었고, 다음날 해산했다. 그 말을 듣고 너무 실망을 했다.

열릴지 안 열릴지 불투명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4월로 다시 정해졌다고 해서 되게 반가웠다. 그걸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사실 작년부터 내 머릿속에는 올림픽밖에 없었다. 어찌됐든 올림픽 예선전을 해야 본선에 진출을 하는 거니까. 그리고 크게 보면 도쿄 올림픽에 대한 그런 것보다는 일단은 중국과 2차전까지해서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큰 목표이다. 중국과 경기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Q. 중국과의 경기는 항상 어려웠다.
벨 감독님 처음 오시고 나서 바로 부산에서 동아시안컵을 치렀다. 그때가 벨 감독님 체제에서의 중국이랑 첫 경기였다. 당시 풀타임을 뛰었는데 중국이랑 비겼었다. 그 경기가 중국과 했던 제일 최근 경기고 마지막 경기다. 그래도 각자 자신감은 어느정도 있는 것 같다.
근데 그만큼 중국이 어떻게 성장했을 지 모른다. 기간이 미뤄졌기 때문에 훈련을 많이 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우리는 코로나때문에 훈련을 많이 못해서 걱정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23~26명 정도는 계속 같이 훈련을 했던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끼리는 마음이 다 똑같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감독님부터 중국전 승리가 확고하시다. 우리도 똑같다.

Q. 본선에 나간다면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을 것 같은데?
상상을 안 해봤다. 왜냐면 최초이지 않은가? 그동안 올림픽 진출이라는 게 너무 힘들었던 일이었다. 왜냐면 나도 그 전에 어렸을 때부터 올림픽 예선전 경기를 해봤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근데 한 번도 못 나갔다. 한 번도 못 이겼고 못 나갔다. 그래서 아쉬움이 되게 크다. 그래서 이번에 못나기면 안 된다.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것이다. 진짜다.

Q. 사람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그냥 되게 최선을 다했던 선수? 다른 건 없다. 잘했던 선수로 기억되는 선수는 많다. 꾸준히 열심히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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