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려대 구채현, ''부상과 월드컵 취소라는 아픔 이겨내고 성장했다''
입력 : 2021.03.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강] 이윤성 인턴기자= "함께 소집되었던 모든 친구들이 그 만큼 더 아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월드컵이 전부가 아니니까 내가 맡은 위치에서 더 열심히 하다 보면 다른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취소가 계기가 되어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학수고대해왔던 U-20 여자월드컵이 취소되면서 힘든 시기를 겪은 구채현(고려대)은 한층 더 단단해졌다.

구채현은 한국이 2017년 U-19 여자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2018 U-20 여자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구채현은 2019 U-19 여자 챔피언십을 통해서 바라던 U-20 여자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U-20 여자월드컵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면서 구채현의 국제대회 출전에 대한 꿈은 무산됐다. 그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구채현은 중앙 수비수로서 삼례중앙초-광주광산중-울산현대고를 거치며 고려대에 진학했다. 현대고 시절에는 주장을 맡아 현대고의 4관왕을 이끌었고, 작년 8월 열린 여왕기 대회에서는 고려대의 6경기 21득점 무실점이라는 또 하나의 신기록에 공헌했다.

또 2020년 10월 열렸던 여자 A대표팀과 U-20 여자대표팀과의 스페셜 매치에는 U-20 여자대표팀 주장으로서 출전하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냈다. 구채현은 강지우, 김수진(이상 세종스포츠토토), 추효주(수원도시공사), 조미진, 박혜정(이상 고려대학교)와 함께 차기 여자축구를 빛낼 2번째 황금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Q. 축구를 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때 남자 친구과 볼 차고 뛰어노는 걸 좋아해서 함께 뛰어놀다가 방과 후 축구교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때 정식 스카우트 받아 삼례중앙초로 가서 정식적으로 축구를 하게 되었다.

Q. 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무슨 여자가 축구냐'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당시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고 어린 나이에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축구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부모님이 많이 반대를 하셨던 것 같다.



Q. 대학에 오기까지 거쳐온 팀들의 성공, 그 팀들의 성공 속에 본인의 활약이 많이 빛났다고 생각이 든다. 자신의 활약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지?
중학교 때 뛰었던 팀은 성적을 잘 내는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내 자신이 더 발전하고 싶어 제 위치에서 더 열심히 했고 열심히 하다 보니, 현대고라는 좋은 팀에서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좀 선수로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던 것 같다. 또 작년에는 고려대가 첫 대회 우승을 하고 나서 적은 인원으로 힘든 시즌을 치렀다.
그래서 나 또한 모든 경기를 소화하게 되면서 힘든 점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힘든 경기마다 매번 이겨내면서 성취감도 커졌고, 다들 힘들지만 팀원 모두 다 같이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받아 나도 더 열심히 하다 보니 그 결과가 더 좋게 나온 것 같다.

Q. 올해도 고려대의 타이틀 방어는 계속될지?
우리 고려대는 이번에 좋은 언니들 3명이 졸업을 하면서 빠지고, 강지우(세종스포츠토토)도 실업팀에 나가면서 팀을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만큼 좋은 신입생들이 들어왔고 우리 고려대만이 가진 색깔은 변함없다. 여기서 부족한 점이 있다면 더 보완하고 감독님, 코치님이 원하시는 전술을 완벽하게 소화하다 보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가 더 정말 기대가 된다.

Q. 지난해 고려대 일정부터 대표팀까지 개인적으로 많은 경기들을 소화해냈고 개인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 시간들이 좀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을까?
작년에는 학교 대회 일정이 끝난 후, 휴가 기간에 대표팀 훈련을 바로 들어가야 해서 개인적으로 쉴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부상이 많았고, 그 잦은 부상으로 인해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았던 것 같다. U-19 여자 챔피언십 때도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나름대로 아픈 추억이 있는 그런 시간이자 날 더 자극시켜줬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Q. 국제경험이 아직 없기에 U-20 여자월드컵 취소에 대한 아쉬움이 클 것 같다.
U-20 여자월드컵에 나가기 전 U-19 여자 챔피언십 때도 부상으로 인해 경기도 많이 못 뛰고 나름대로 힘든 시간을 거쳤었다. 월드컵 하나만 바라보고 좀 더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취소가 되어버렸다. 대표팀에 함께 소집되었던 모든 친구들이 그 만큼 더 아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U-20 여자월드컵이 전부가 아니니까 내가 맡은 위치에서 더 열심히 하다 보면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취소가 계기가 되어 스스로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Q.. 주장으로 출전 했었던 성인 대표팀과의 자매대결은 어땠는지?
스페셜 매치 1차전 때는 후반전에 교체투입으로 들어갔었다. 초반에 경기장 밖에서 게임을 보다 보니 느낀 건 언니들은 확실히 빠르고 노련한 경기력을 보였던 것 같다. 우리는 열심히 뛰었다. 그래서 언니들이 1차전 때는 그런 모습에 당황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2차전 때는 선발 출전으로 들어갔었는데 이때도 근육이 좋지가 않아서 경기 내내 불안했던 마음이 컸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도 있었다. 하지만 언니들과 경기를 하면서 배울 점이 많았고 언니들과 같이 경기를 뛰어볼 수 있다는 자체가 나에겐 큰 좋은 경험이었기에 경기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은 것 같다.

Q.. 스페셜 매치가 국제대회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조금의 위로가 되었을까?
그때 당시에는 U-20 여자월드컵이 연기되었지만 우리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언니들과의 스페셜 매치가 우리에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월드컵에 나가면 유럽 선수들과 경기를 뛰기 때문에 피지컬 면에서나 볼을 다루는 스킬 면에서도 우리에겐 배울 게 많았기 때문에 좋은 경기라고 생각했다. 월드컵을 생각하면서 뛴 언니들과의 스페셜 매치였기 때문에 그 만큼 월드컵이 취소됐다는 것에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언니들이랑 뛰면서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랬던 것 같다.

Q. 축구를 해오면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면?
U-20 여자월드컵을 준비하는 기간에 긴장감 때문에 좀 힘들었던 것 같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하고 압박감을 느껴서 좀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가 이제는 추억이 되면서 다시 되돌아보니 나를 더 성장시켜준 그런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Q. 자신의 장점을 얘기 해보자면?
경기할 때 후방에서 선수들에게 말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많이 해주는 것 그리고 경기장에서의 빠른 판단력이 나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Q. 구채현에게 고려대란?
고려대에 잘 왔다고 생각이 드는 게, 좋은 코칭스태프들 그리고 좋은 팀원들을 만나 함께 해오면서 내가 평소 부족했던 부분들을 여기서 많이 채웠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고려대가 정말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감독님 코치님께서 선수들을 먼저 존중해주고 배려해 주시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우리도 감독님 코치님을 존중하면서 함께하다 보니까 그게 팀적으로 좀 더 큰 시너지로 발휘되어서 우리가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 같다.

Q. 올해 고려대에서 달성하고 싶은 게 있다면?
좋은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올해 열릴 첫 대회를 꼭 무실점으로 마치고 싶다.

Q.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사람들이 저를 봤을 때 뭔가 든든하고 안정되어 있는 수비수라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

Q.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항상 열심히 하고 많이 노력해 항상 발전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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