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이 무슨 소용’ 스터드에 찍혀 살 파여도 판정 번복 없다
입력 : 2021.04.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허윤수 기자= 승격팀들이 만들어낸 명승부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빛이 바랬다.

올 시즌 나란히 1부리그 무대를 밟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FC는 지난 4일 하나원큐 K리그1 2021 7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양 팀은 승점 3점이 절실했다. 제주는 무패 행진(1승 5무) 중이긴 했지만 무승부 비중이 높았기에 필승을 다짐했다.

수원의 상황은 더 급했다. 개막 후 6경기에서 승리 없이 3무 3패만을 기록해 최하위에 처져있었다. 강등권 싸움을 피하기 위해선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양 팀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맞붙었다. 전반 종료 직전 수원 라스의 선제골이 터졌다. 제주도 남기일 감독의 용병술로 맞대응했다.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주민규가 동점골로 응수했다.

수원과 제주는 승부수를 띄웠다. 종료 10분여를 앞두고 각각 김호남과 류승우를 투입했다. 승점 1점에 만족할 수 없다는 의지였다.

수원이 결실을 봤다. 후반 45분 세트 피스 상황에서 조유민이 극적인 골을 터뜨렸다.

갈 길 바쁜 제주는 주저앉을 여유가 없었다. 동점을 위해 다시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47분 침투 패스를 받은 정우재가 정동호의 깊은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김종혁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고 정동호에게 경고를 줬다.

1분 1초가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정우재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절뚝이는 정우재의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고 스터드에 파인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잠시 후 VAR을 통해 퇴장 판독에 대한 온 필드 리뷰가 이뤄졌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과 뒤져 있던 상황에 힘겹게 서 있었던 정우재가 다시 주저앉았다. ‘들소’라는 별명처럼 저돌적인 그였지만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중계방송을 통해 반칙 장면이 다시 나왔다. 정동호는 발바닥을 든 채 정우재의 무릎 근처와 발목 부근에 태클을 가했다. 충분히 퇴장이 나올 수 있는 위험한 반칙이었다.

해당 경기 중계진 역시 화면을 다시 보며 “이렇게 보니 정동호 선수의 발이 굉장히 깊었다. 발바닥을 들고 다른 각도로 보니 더 깊었다”라며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하지만 주심의 판정은 원심 유지였다. 부상 위험이 큰 태클을 다시 확인하고도 번복은 없었다. VAR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는 장면이었다.

남은 시간 파상공세를 퍼부은 제주는 다시 수원의 골망을 갈랐지만, 핸드볼 파울로 취소됐다. 추가시간이 길었던 만큼 수적 우위를 점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몰랐던 경기였다.

팬들도 분노했다. K리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제공된 양 팀 경기 하이라이트에는 온통 심판 판정에 대한 이야기로 뒤덮여있다.

안방에서 극장골을 만들며 첫승의 기쁨을 만끽한 수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상대 골문을 두들겼던 제주도 이날 명승부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선수들이 흘린 땀과 노력, 팬들이 보낸 응원은 오롯이 그들의 몫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른 이유로 이들의 노력이 묻혀선 안 된다.

사진='IB 스포츠' 중계 화면 캡처,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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