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실 어찌할꼬' 산틸리 감독·요스바니 ''위험 감수해야'' vs 정지석 ''고쳐야 된다''
입력 : 2021.04.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범실을 두려워하지 않은 요스바니는 3개의 서브 득점을 만들었다

[스포탈코리아=계양] 김동윤 기자=챔피언 결정전을 원점으로 돌려놓은 대한항공의 주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29)와 정지석(25)이 승리 속 유일한 오점이었던 범실에 대해 조금은 다른 의견을 보였다.

대한항공이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우리카드에 세트 전적 3-2(25-20, 27-29, 25-20, 23-25, 15-13)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의 1차전 0-3 패배는 모두의 예상 밖이었다. 완패의 원인으로 우리카드의 약 3배가 되는 범실이 꼽혔다. 1차전에서 우리카드가 3세트 통틀어 범한 범실(9개)을 대한항공은 1세트 만에 달성했다.

1차전에만 총 25개의 범실로 기록하며 자멸한 대한항공은 2차전에서도 총 35개로 28개의 범실을 기록한 우리카드보다 여전히 많았다. 이에 대한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의 생각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먼저 "10년은 더 늙은 것 같다. 이번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은 양 팀 모두에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라고 총평한 산틸리 감독은 "우리카드처럼 리시브와 공격을 잘하는 팀을 상대할 때는 위험 부담이 높고, 자연스레 범실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승리를 위해 어느 정도의 범실은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틸리 감독의 전략은 경기 후 선수들의 말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대한항공에서 가장 많은 범실을 기록한 것이 15개의 요스바니와 9개의 정지석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범실보다 많은 득점을 해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후 정지석과 요스바니 모두 "감독님이 '목적타 성공할 생각하지 말고 강하게 서브를 넣어라'라고 말해주셨다"며 산틸리 감독의 용병술을 설명했다.

경기 후 정지석은 범실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 정도 말은 잘 먹히지 않을 정도로 정지석의 범실에 대한 부담감은 상당했다. 이날도 정지석은 1세트 첫 서브에서 범실을 기록하며 우리카드에 서브권을 넘겨줬다. 정지석은 "서브를 넣을 때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감독님은 편하게 해주셨지만 스스로 납득이 가지 않는 범실이 많았다. 앞으로 고칠 점이 너무 많다"며 범실로 인한 압박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지석은 "전체적으로 내 경기를 돌아보면 범실이 많은 것이 문제다. 팀의 범실 중에 내 지분이 많아서 이겨도 한숨을 돌리게 된다"라며 자신의 경기력을 스스로 반성했다. 이어 "챔피언 결정전이라는 것이 이기면 다 끝난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지만, 진짜 반성을 많이 해야 한다고 느꼈다. 경기를 복기하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요스바니는 산틸리 감독과 같은 입장이었다. 요스바니는 "(정)지석의 말이나 감독님의 말 모두 맞다. 범실은 줄여야 하고, 이기려면 그래야 한다"고 정지석의 의견에 먼저 공감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위험 부담을 안고 과감하게 때려야 한다. 나도 오늘 서브 범실이 많았지만, 자신감 있게 때리니까 5세트에서도 결국은 됐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범실에 대한 의견은 다소 달랐지만, 두 사람은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요스바니는 "(정)지석이는 자신감만 가지면 될 것 같다. 한국에는 너만한 선수가 없으니까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감은 널 더 크게 만들 것이다"라고 격려했다.

옆에서 듣던 정지석도 "요스바니가 내 뒤에서 서브하는데 꾸준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고 농담하면서 "재밌는 선수다. 요스바니가 장난도 많이 치고, 대화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 부딪히지 않고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선수라 좋다. 그런 점이 요스바니의 장점이고, 항상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라 생각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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