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다른 방식으로도 우승할 수 있다는 것 알려주고 싶었다''
입력 : 2021.04.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계양] 김동윤 기자=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이 자신의 배구가 우승을 향한 또 다른 길이 됐길 바랐다.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5차전에서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에 세트 전적 3-1(24-26, 28-26, 27-25, 25-17)로 승리하면서 창단 첫 통합 우승(정규 시즌 + V리그)을 이뤄냈다.

이번 우승으로 산틸리 감독은 V리그 우승과 통합 우승을 달성한 첫 외국인 감독이 됐다. 경기 후 산틸리 감독은 "모두 잘 즐겼을 것으로 믿는다. 행복하다"고 간단히 얘기하면서 V리그를 우승시킨 첫 외국인 감독이라는 타이틀에 자랑스러워했다.

산틸리 감독은 "통합 우승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말 자랑스럽다. 한국으로 오기 전 많은 연구를 했다. V리그로 처음 왔을 때 거칠게 항의하는 부분이나 훈련 방법이나 여러 면에서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 난 그런 평가는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좋은 팀을 만드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어려웠던 적응기를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점점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생겼고,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많은 성장을 해냈다"며 자신의 방식으로 이뤄낸 성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5차전 승부처로는 3세트를 꼽았다. 산틸리 감독은 다소 지친 요스바니와 한선수를 임동혁과 유광우로 교체해 체력을 안배했고, 한숨을 돌린 요스바니와 한선수가 맹공을 가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산틸리 감독은 "1세트도 그렇고 굉장히 많은 승부처가 있었다. 하지만 터닝 포인트가 됐던 것은 피곤한 몸 상태에도 쥐어짜냈던 3세트였다. 3세트는 '모 아니면 도'였다"라고 말하면서 "선수들이 피곤해 보였다. 요스바니와 한선수에게 쉴 시간을 부여했고, 교체로 투입된 유광우가 블로킹까지 잡아냈을 때 뒤집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11:13에서 나온 유광우의 블로킹 득점을 따로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신영철 감독과의 장외 신경전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드러냈다. 경기 전 신영철 감독은 "4차전 직전 알렉스가 산틸리 감독에게 인사를 하러 갔는데 '두고 보자'고 했다더라. (불편한 일이 있었더라도) 인사하러 간 선수에게 그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오늘 산틸리 감독과는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산틸리 감독의 행동을 비판했다.

실제로 신영철 감독은 산틸리 감독의 악수를 거부했고, 산틸리 감독은 악수를 거부당한 배경을 경기 후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산틸리 감독은 "내가 당사자니 100% 사실대로 말하겠다. 3차전 1세트 후 알렉스가 내게 먼저 이탈리아 말로 걸어왔다. 굳이 이탈리아 말로 얘기를 했다는 것은 나를 향한 것이고, 나도 반응할 수밖에 없았다. 이런 대화는 경기 중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이 많이 커졌다"고 3차전 충돌 상황을 우선 설명했다.

4차전 경기 전 상황에 대해서는 "다음날 복도에서 우연히 만났다. 만났을 때 '나와 대화할 생각 말고 경기에서 네 플레이를 하라'고 얘기했을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면서 "그 일로 신영철 감독은 악수도 하지 않았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어느 나라를 가든지 악수를 거절한 감독은 신 감독이 처음이다. 이제 여러분이 결론을 내려달라"고 비판해 씁쓸함을 남겼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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