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 맹타 휘두른 SSG 최주환, 수비에서도 더 나은 모습 꿈꾼다
입력 : 2021.04.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자신의 실책으로 경기를 내준 적이 있어서일까. 최주환(33)의 필드와 타석에서의 모습은 매번 상반됐다.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SG 랜더스가 키움 히어로즈에 9-5 승리를 거둔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경기도 그러했다.

1회 말 키움의 선두 타자로 나선 김혜성은 발이 빠른 타자였다. 2루수 쪽 짧은 땅볼에도 1루에 금방 도달했고, 1루심의 첫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세이프로 정정됐다. 뒤이은 김웅빈의 타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주환은 무사 만루 상황에서 자신 쪽으로 온 김웅빈의 땅볼 타구를 잘 잡아 유격수 김성현과 병살을 시도했으나 김웅빈의 발이 더 빨랐다.

아쉬운 상황이 여러 번 겹쳐 SSG는 1회에만 2점을 내줬고, 이때 중계 카메라에 잡힌 최주환의 표정은 무거웠다. 144경기 중 1경기, 정규 이닝 중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지만 최주환이 느끼는 아쉬움은 다른 선수들보다 커보였다.

최주환의 이러한 심정은 23일 경기 전 김원형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서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김원형 감독은 최주환이 한 경기 7타점을 기록하며 승리로 이끈 22일 삼성전을 언급하면서 최주환의 타격이 아닌 다른 점을 눈여겨봤다.

김원형 감독은 "삼성과의 2차전 클리닝타임 때 보니 씩씩 거렸다. 실책 때문에 자책하는 듯 보였다. 내게는 그런 모습 자체가 기특했다. 대패한 한 경기로 그냥 넘길 수도 있는데 (최)주환이는 그러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이었고, 그런 부분이 팀에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며 칭찬했다.

이적 첫해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까. 최주환은 13년간 뛰었던 정든 팀을 떠나 만 33세의 나이에 많은 기대를 받고 SSG로 이적했다. 공격력에 대한 기대가 주를 이뤘지만, 신인 시절 이후 모처럼 고정 포지션으로 나선 만큼 수비로도 팀에 기여하고픈 최주환이었다.

두산 코치 시절부터 최주환을 지켜본 김원형 감독은 "(최)주환이가 두산 시절과 달라진 것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그때보다 얼굴이 밝아진 느낌은 있다"라고 개인적인 감상을 전하면서 "친한 동료들이 있어 적응을 쉽게 한 덕분 같다. 그래서 그런지 두산에서도 밝은 선수였지만, 여기서는 더 밝아진 느낌"이라며 팀 분위기가 최주환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SSG의 플레이에서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회 초 2사 1, 2루 기회에서 제이미 로맥이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해 0의 침묵을 깼고, 최주환은 뒤따라 2타점 적시타로 끓어오른 분위기에 편승했다. 4회 말 수비에서는 박병호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으나,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해 자책하는 최주환을 박종훈이 미소로 다독이는 장면이 잡혔다. 한층 마음이 안정된 최주환은 4회 이후로는 수비에서 접전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경기 후 최주환은 "중요한 순간에 결승타를 기록했고, 팀이 연승을 거둬 기쁘다. 캠프 때 (박)종훈이한테 내가 잘해서 3승은 더 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벌써 2승이다. (박)종훈이의 2승에 기여해 다행"이라고 기뻐하면서도 "다만 수비에서 부족한 부분은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더 나은 모습을 약속했다.

사진=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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