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에 진심인 범가너 후배 투수, 3루타 치고 ''왜 타격 좋아하는지 알겠어!''
입력 : 2021.04.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타자만큼이나 타격을 즐겼던 매디슨 범가너(31,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후계자가 범가너의 친정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는 26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에 4-3으로 승리하고 홈 4연전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선발 투수로 나선 로건 웹(24)이었다. 2014년 드래프트 4라운드로 지명돼 2019년 데뷔한 웹은 올해도 여전히 평균자책점 5점대 투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7회까지 3피안타 5사사구(2사구) 8삼진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6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긴 했지만, 그때마다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별다른 위기는 겪지 않았다.

마운드에서만큼이나 타석에서도 이날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다. 2회 말 첫 타석에서 1사 2, 3루 기회를 맞은 웹은 상대 투수 폴 캠벨의 4구째 실투를 받아쳐 2타점 적시 3루타를 만들어냈다. 타구는 오라클 파크 트리플 앨리로 들어갔고, 웹은 슬라이딩 없이 편안히 3루에 안착했다.

MLB.COM에서 통계를 담당하고 있는 사라 랭은 "웹의 3루타는 타구 속도가 109마일로 측정됐다. 웹은 2013년 6월 22일 팀 린스컴 이후 3루타를 기록한 첫 번째 샌프란시스코 투수다. 또한, 공교롭게도 린스컴의 3루타 역시 오라클 파크에서 마이애미를 상대로 나왔다. 당시 린스컴에서 3루타를 내준 투수는 리키 놀라스코였다"고 설명했다.

웹이 7회 내려간 이후 불펜 투수들이 3실점 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1점 차 신승을 거두게 됐고, 자신의 시즌 첫 승을 스스로 지켜낸 셈이 됐다.

고등학교 이후 첫 3루타에 설렌 마음을 감추지 못한 로건 웹

웹을 비롯해 최근 제이콥 디그롬(32, 뉴욕 메츠)과 김광현(3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투수들의 안타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시즌 전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결정 덕분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이유로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던 내셔널리그에도 한시적으로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돼 좋은 반응을 얻었고, 영구 도입 논의가 있었다. 비록 도입은 무산됐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도 많은 의견이 오간 사안이었다.

지난해 범가너가 떠난 이후 타격에 회의적인 투수들이 많아진 팀 내에서 웹은 "투수가 타격을 하는 것이 더 재밌을 것"이라며, 지명타자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소수의 선수 중 하나였다.

이날 경기 후 웹은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정말 최고였다. 이제 타자들이 왜 타격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라고 첫 3루타 소감을 밝혔다. 3루에 도달한 직후 "확실히 피곤하긴 했다"고 너스레를 떤 웹은 "안타를 쳤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정말 재밌었다"며 들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웹은 이날 6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중앙 담장 깊숙이 날아가는 홈런성 타구를 만들어내는 등 장타에 재능을 보였다. 마지막 타구에 관한 질문에도 웹은 "홈런을 쳐본 적이 없어서 맞는 순간 홈런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고 웃으며 답했다.

게이브 케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웹은 3번의 타석에서 모두 빠른 타구를 만들어냈다. 꾸준히 이런 모습이 나온다면 대타로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며 기특해했다.

하지만 웹이 투수임에도 지명타자로 출전도 했던 선배 범가너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웹이 이제 겨우 홈런 없이 2안타만 때려낸 반면, 범가너는 통산 19개의 홈런을 비롯해 106안타를 때려냈고, 투수 부문 실버슬러거를 두 차례 수상한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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