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의 섬뜩할 만큼 굳은 표정이 말해주듯 레알 마드리드의 결승 진출 실패는 스페인 축구에 충격을 안겼다. 레알 마드리드는 6일 열린 첼시와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3년 만의 결승 진출이 불발된 것보다 더 화를 돋운 장면이 있다.
종료 휘슬에 실망감을 표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아자르는 뭐가 그리 좋은지 첼시 선수들과 어울려 함박웃음을 지었다. 과거 첼시서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과 회포를 푸는 것 좋지만 소속팀이 탈락한 상황서 팬과 언론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친 레알 마드리드 성향의 호셉 페드레롤이 진행하는 스페인 방송 축구 프로그램은 아자르를 향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아자르의 표정이 오프닝이었고 페드레롤은 양손을 비비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그의 첫 마디는 "레알 마드리드가 당신을 3년이나 기다리고 있는데"였다. 아자르가 레알 마드리드에 온 뒤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걸 지적한 것이다.
아자르는 지난 2019년 1억1500만 유로(약 1555억원)의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으나 지금까지 40경기 소화에 그쳤다. 잦은 부상과 체중 관리 실패로 첼시 시절 에이스 모습을 잃었고 지금은 경쟁의식마저 포기한 듯 상대팀과 시시덕거리고 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페드레롤이 프로그램 오프닝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보라"며 현지에서도 화제임을 보여줬다. 이어 "이 경기서 가장 화가 난 건 아자르의 경기력보다 끝나고 첼시 선수들과 웃고 있던 장면"이라고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사진=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