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패’ 신뢰 회복 약속했던 손흥민, 잔디 내려치며 강한 의욕 표출
입력 : 2021.06.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양] 허윤수 기자= “팬들이 많이 실망한 만큼 이번 3경기를 통해서 마음을 돌리고 싶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3월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친선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 끝에 0-3으로 완패했다. 당연히 축구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대한축구협회는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약 3개월이 시간이 흘렀고 다시 월드컵 체제로 전환됐다. 오랜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대표팀 소집에 합류한 손흥민은 지난 3일 비대면 인터뷰에서 주장으로서 한일전을 돌아봤다.

당시 손흥민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책임감은 함께 느꼈다. 그는 “선수들 모두 한일전 결과에 실망했을 것이다.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상처다. 일본에 누가 지고 싶겠는가. 그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라며 선수단을 감쌌다.

그러면서 “경기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 안타깝고 화도 났다. 부상에도 무리해서 가려고 했었다. 팬들이 많이 실망한 만큼 이번 3경기를 통해 마음을 돌리고 싶다”라며 신뢰 회복을 약속했다.

대표팀 주장은 약속을 지켰다. 손흥민은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하나은행 후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공격을 지휘하며 5-0 대승을 이끌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하던 손흥민은 전반 28분 순간적으로 발뒤꿈치를 사용해 방향 전환을 하고 치고 나갔다. 손흥민을 완전히 놓친 벨무라트 발라코프가 뒤늦게 뒤에서 태클을 가했다.

위험한 태클에 넘어진 손흥민은 이례적으로 손으로 바닥을 내려치며 분노를 드러냈다. 부상 위험의 이유도 있지만 추가골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 큰 제스처를 통해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상대의 기를 꺾었다. 위축된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한국 선수들의 정신력도 결속시켰다.

후반전에 나선 손흥민은 추가 3득점에 모두 관여했다. 날카로운 킥 능력으로 코너킥에서 김영권, 프리킥에서 권창훈의 골을 끌어냈다. 또 절묘한 터치에 이은 패스로 황의조의 다섯 번째 골 기점을 마련했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선수단을 이끌고 경기장 한 바퀴를 돌며 1년 8개월 만에 만난 안방 팬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솔선수범하며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캡틴의 말. 남은 2경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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