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 유상철, 당신이 보여줬던 헌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입력 : 2021.06.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곽힘찬 기자= 너무도 큰 별이 졌다. 국내 축구 팬들과 축구계가 슬픔에 잠겼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국내 축구 발전에 힘썼던 '한국 축구의 영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상철 감독은 7일 오후 7시 27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50세. 빈소는 아산병원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지난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뒤 지금까지 치료에 전념하고 있었다. "꼭 그라운드로 다시 돌아오겠다"라며 팬들과 약속했지만 끝내 그 말을 지키지 못했다.

유상철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멀티 플레이어로 꼽힌다. 1998년 울산 현대에서 데뷔해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 가시와 레이솔을 거치며 최고의 수비수-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올드 축구팬들에게 유상철은 국가대표팀 '에이스'라는 인식이 더 강했다.

1994년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뒤 2005년까지 A매치 124경기에 나서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1차전 폴란드전에서 예지 두덱 골키퍼를 무너뜨리는 강력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월드컵 역사상 첫 승을 이끌었다. 유상철이 수비진과 중원을 부지런이 뛰며 헌신한 덕에 한국은 기적과 같은 4강 신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은퇴 후에도 유상철은 지도자 생활을 하며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힘썼다. 현역 시절보다 더욱 바쁘게 지냈다고 불릴 정도였다. KBS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감독 역할을 수행하며 이강인(발렌시아)을 발굴했다.

이후 2009년 춘천기계공고 감독을 시작으로 2011년 대전 시티즌을 이끌었고 2014년 울산대학교 감독으로 부임하며 대학 선수들의 프로 무대 진출에 공헌했다. 2018년엔 전남 드래곤즈 지휘봉을 잡았다.

2019년엔 인천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그리고 그해 11월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유상철은 췌장암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인천 벤치를 지키며 팀을 이끌었다. 유상철의 헌신 덕분이었을까. 인천은 극적으로 잔류하며 모두를 감동시켰다. 맡은 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던 유상철은 항암 치료를 위해 지휘봉을 내려놨다.

유상철의 축구 인생은 '헌신'과 '긍정'이었다. 현역 시절에도 항상 환하게 웃으며 소속팀과 대표팀을 이끌었고 은퇴 후 감독직을 수행하면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았다. 췌장암 판정을 받은 뒤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이겨낼 것이다. 다시 돌아오겠다"라며 강인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일생 동안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며 헌신했던 '유비' 유상철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고 떠났다. 유상철이 있었기에 변방에 불과했던 한국 축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고인이 보여줬던 헌신에 감사함을 표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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