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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신화’ 박항서, “최종예선서 한국 만나는 건 부담스럽다”

기사입력 : 2021.06.16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허윤수 기자= 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롭게 쓴 박항서 감독이 최종예선에서 대한민국을 피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6일(한국시간) 두바이 자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아랍에미리트전에서 2-3으로 패했다. 하지만 꾸준했던 성적을 바탕으로 각 조 상위 5개 팀에 주어지는 티켓을 거머쥐며 최종예선행 막차를 탔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종 예선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신화를 쓴 박 감독이다.

박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최우선 목표이자 과제였다. 아쉬운 건 아랍에미리트전에 대량 실점을 한 점이다. 운이 좋아 목표를 달성했다. 기쁘기도 하지만 한 수 위 팀들과의 경쟁에 대한 고민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4년간 도전이 올 때마다 선수들과 해나갔다. 다시 도전할 시간이 왔다. 응원과 격려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박항서 감독과의 일문일답>

▶ 최종예선 확정한 소감은?
- (전 경기 퇴장으로 인해) 벤치에 앉지 못 하고 AFC에서 지정해 준 좌석에 앉아서 봤다. 경기 시작 30분 전 호주가 요르단을 이기면서 확정된 상황이라 안심해서 봤다. 하지만 대량 실점을 해서 속상했다. 경기 후 라커룸에 가보니까 말레이시아전 승리했을 땐 좋아하더니 어제는 져서 그런 지 조용하더라.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수고했다고 이야기했다.

▶ 부임 후 베트남 축구가 강해진 점은?
- 신화 그런 건 아니다(웃음). 처음 부임할 때나 지금이나 코치진도 그대로 가면서 규정, 전술을 잘 이해하고 도와주고 있다. 이전 대회들의 성과로 인해 선수단 동기 부여를 고민했다.

한국과 비슷한 베트남의 특징은 감독을 비롯한 전문가의 지시를 알아 듣고 따라오려는 자세가 좋다. 전체적인 축구 인프라는 갖춰지지 않았다. 부족한 건 많지만 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욕은 크다.

▶ 최근 발언으로 인해 결별설이 불거졌다. 설명 부탁드린다.
- 털고 갈 것도 없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라는 말의 의미는 함축된 이야기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의문이 많은 거 같은데 내가 베트남에 와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몇 개 달성했다.

동남아시아를 벗어나 경쟁력을 하기 위해선 최종예선을 목표로 해야 했다. 내년까지 계약돼 있다.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속이다. 향후 일정은 정해진 바 없고 대리인이 진행할 것이다.

▶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 이제 시합이 끝났다. 겪어봐서 알지만 최종예선과는 차이가 크다. 선수들에게도 최종예선 수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새로운 도전 과제 설정은 나름대로 돌아봐서 생각해보겠다. 수준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협회에 요청도 하겠다. 솔직히 ‘망신 당하진 않을까’하는 고민이 많다. 선수들도 아시아 정상 선수들과 경쟁하는 경험이 될 거 같다.

▶ 한국을 만날 수 도 있는데?
- 안 만나면 좋겠다. 부담스럽다.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고 있다. 감독으로 한국을 만나 뿌듯하기 보다는 영광이다. 대한민국과 하게 되면 많은 사람은 관심을 받겠지만 한국이 강팀이라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 베트남 축구가 얼마나 발전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까?
- 나도 잘 모르겠다. 1부 프로 팀에 14개가 있고 2부에 10개가 있다. 프로 팀이 있지만 열악한 상태다. 긍정적으로 보는 건 베트남 국민들의 축구 사랑과 정부의 관심이다. 축구가 발전하려면 경제 속도와 비례 해야 한다. 잘은 모르지만 베트남의 경제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고 있다. 축구가 감독 하나로 되는 게 아닌 만큼 대표팀이 아닌 프로 팀에도 각 분야 전문가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대표팀은 아직 영양사도 없어서 의무팀에서 맡고 있다. 최근 영양학 전문가를 초빙해 강연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재정적인 측면이 나아져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면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 5월부터 하노이에서 훈련을 했다. 그때 베트남에도 코로나가 영향을 미쳤다. 정부에서 선수들이 먼저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게 배려해줬다. 하노이에서도 방역 지침이 내려와서 호텔에서만 머무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심리적으로 제한된 상태였지만 선수들이 잘 견뎌줬고 정부도 도움을 줘서 감사드린다.

▶ 손흥민, 황의조 등 한국 선수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 정말 죄송하지만 한국 경기를 못 봐서 평가를 못 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세상을 떠난 유상철 감독 소식을 들었을 때
- 베트남에서 김병지 부회장에게 전화가 왔더라. 느낌이 이상해서 다시 전화했더니 한 시간 전에 유상철 감독이 영면했다고 하더라. 정말 안타깝다. 지난해 한국 갔을 때 만나고 들어오기 전 통화를 하니 호전되고 있다고 해서 기뻤었는데 할 일 많은데 일찍 떠나 마음이 아프다.

2002년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내가 잘못했거나 도와주지 못한 부분이 아쉽기도 하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왜 이렇게 아웅다웅 살아야 하는지 생각도 든다. 인생을 베풀면서 살자는 생각도 들다가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느껴지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 하지 못한 일 하늘 나라에서 잘해주길 바란다.

▶ 향후 일정은?
- 현지 시각 밤 9시에 하노이가 아닌 호치민으로 간다. 격리를 2주 한다는 말도 있고 3주 한다는 말도 있다. 정부 지침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 격리를 하고 하노이로 들어간다. 하노이 가면 최종예선 조 편성 후 보완할 점을 살피고 리그도 봐야 한다. 방향도 잡아야 한다. 그런 부분 준비를 해야 한다. 최종예선 진행 방식에 따라 대비도 달라질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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