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0’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임의탈퇴가 유일한 선택지
입력 : 2021.06.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과거 한 연예인이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일으켰을 때 했던 말이다. 이후 모순된 행동을 할 때 쓰이는 비유다. 이는 현재 논란을 자초한 흥국생명의 모습이다. “선수 등록은 했지만 기용하지 않겠다.”

한국배구연맹은 30일 오후 6시에 선수 등록을 마감한다. 이미 흥국생명은 ‘학교폭력’ 논란으로 자체적인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 대한 등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이 이재영, 이다영의 등록을 진행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흥국생명이 두 선수를 등록하지 않으면 자유계약 신분이 된다. 구단으로서는 자산이라 할 수 있는 두 선수를 등록해서 보유 권리를 이어가야 한다.

페퍼저축은행의 창단에 따른 특별지명에서 각 구단이 9명의 보호 선수를 정할 때 흥국생명이 이재영, 이다영을 포함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배구계 관계자는 “그때 흥국생명이 이재영, 이다영을 보호 선수로 넣지 않았다면 페퍼저축은행이 지명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여기까지는 흥국생명의 결정에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모두를 기만한 행동을 했다. 이다영의 그리스 PAOK 테살로니카로 임대 이적 추진이다.

당초 흥국생명은 이적설이 불거졌을 때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하지만 얼마 뒤 흥국생명이 직접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면서 이재영, 이다영의 코트 복귀 가능성이 거론됐다.

사실 흥국생명의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가 내려졌을 때부터 두 선수가 조만간 복귀할 것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기한이 없는 만큼 언제든지 징계를 해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아니라고 하지만, 일련의 과정은 이재영, 이다영의 복귀를 진행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재영, 이다영의 복귀를 위해 진심을 다한 사과를 한 것도 아니다. 이들은 피해를 폭로한 이를 상대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소송을 진행했다. 개인 소셜미디어 채널에 올렸던 사과문은 사라졌다. 복귀를 위한 사과와 반성을 했는지 의심스럽다. 게다가 폭로자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비슷한 케이스인 송명근(OK금융그룹)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재활 치료 등을 약속했다. 피해자도 송명근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송명근은 최소한 복귀를 위해 해야 할 도리를 했다. 이재영, 이다영은 그러한 행동이 전혀 없었다. 진심으로 사과를 하려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그런데도 흥국생명은 정상적인 선수 등록을 추진했다.

흥국생명이 자산을 잃지 않기 위해 등록을 하려는 것이라면,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이재영, 이다영의 임의탈퇴 등록이다. 이재영, 이다영을 임의탈퇴로 등록되면, 흥국생명이 해지를 요청하기 전까지는 코트에 돌아올 수 없다. 무기한 출전금지 징계에도 부합한다.

흥국생명은 ‘아마추어’ 같은 일 처리로 논란을 자초했다. 흥국생명이 마지막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이 선택 뿐이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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