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학범 감독, “정우영을 발탁하지 않은 이유는...''
입력 : 2021.06.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화문] 장고 끝에 도쿄 올림픽 최종 명단을 발표한 김학범 감독이 그동안 함께했던 선수들과 참가 의지를 밝혔던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30일 오후 2시 30분 광화문 KT 스퀘어 드림홀에서 올림픽에 나설 선수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2차 소집 당시 체력과 희생정신을 보겠다고 말했던 김 감독은 23명 중 15명의 선수와 3명의 와일드카드를 택했다.

김 감독은 “먼저 협외 임직원, K리그를 끌고 가는 연맹과 구단 관계자, 감독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각 구단의 도움 없이는 선수 구성을 못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18명의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같이 했던 선수들, 우리나라 축구를 끌고 갈 창창한 선수들이다. 함께 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그 선수들은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위해 무궁무진한 발전을 할 거라 믿는다. 그동안 고생했고 같이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학범 감독과의 일문 일답>

▶ 와일드카드 선발 기준은?
- 취약 포지션인 중앙 수비, 공격수 등 꼭 필요한 자원이라 생각해서 뽑았다. 분명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민재는 아직 해결이 안 됐다. 베이징을 떠나 타 구단 이적을 하려 하고 있어서 협상 루트를 찾지 못했다. 조만간 결론 날 것이라 본다. 그래서 일단 명단에 넣어뒀다. 추이를 지켜보며 김민재 활용 방안을 생각하려 한다.

아직 김민재의 상황이 해결 안 됐지만, 시간이 있기에 명단에 올려뒀다. 해결 방안을 꼭 찾으려고 한다.

▶ 불확실한 김민재 선발의 불안감과 가장 고민한 포지션
- 김민재의 자리는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다. 안 된다고 하더라도 대비책을 세워뒀다.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이다.

가장 고민했던 자리는 미드필드와 사이드백이다. 사이드 백은 가장 늦게까지 고민했다. 어떤 선수가 우리와 상대에 맞게 최고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느냐를 봤다. 수비형 미드필더 세 자리, 사이드 백 세 자리를 골랐다.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자리다.

▶ 와일드카드 선발에 있어 병역 여부 고려했는지?
- 그렇다. 있는 선수만 가지고 평가한 게 아니라 상대 팀과 우리 팀 자체 경쟁력도 고려했다. 도쿄에 갔을 때 무더운 날씨와 무더운 습도에 어떤 선수가 적합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동원했다. 병역은 개의치 않고 최고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뒀다.

▶ 김민재가 안 됐을 경우 예비 명단에 플랜 B가 있는지?
- 몇 가지 규정이 바뀌었다. 예비 명단에 50명 들어가 있는데 추가 신청된다는 게 추가됐다. 경기 24시간 전까지 50명 안에서 누구든지 바꿀 수 있는 조항이 삽입됐다. 훨씬 여유가 생겼다. 안 되더라도 다른 선수로 바꿀 수 있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

▶ 이강인 발탁 배경과 구성된 선수단 전력은?
- 개별적인 평가는 안 하려고 한다.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강인은 여러 가지 재능이 있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끌고 나갈 선수이기에 선발했다.

우리 팀 전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겠냐는 사실 말씀 못 드리겠다. 팀이라는 건 하나로 뭉쳤을 때 무한한 힘을 보여줄 수 있다. 우리 팀과 선수들을 믿는다.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도전해보겠다.

▶ 최종 18인 소집 일정과 예비 엔트리 발표를 미룬 이유는?
- 다음 달 2일 파주에 모여서 시작할 예정이다. 예비 엔트리 4명이 의미가 별로 없다. 오늘 22명을 발표하려고 했는데 50명 안에서 누구든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큰 명분이 없는 거 같다. 그래서 나중에 발표하는 거로 정리했다.

유럽이나 이런 쪽에서 선수 차출이 어려워서 FIFA에서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거 같다. 우리도 잘 활용하면 필요한 자리에 맞는 선수를 쓸 수 있을 거 같다.

▶ 체력과 스피드에 초점을 맞춰 훈련했는데 남은 기간 계획은?
- 지금까지 했던 부분은 선수들이 얼마만큼 이겨내는지 보는 과정이었다면 다음 소집부터는 조직력 강화에 중점을 둘 것이다. 모든 면을 체크한 상황이라 이제부턴 조직적인 면을 볼 것이다.

명단에서 봤듯 가장 준비를 많이 할 건 세트 피스다. 득점의 30% 이상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 선수를 선발했다. 남은 기간은 이런 부분과 수비 조직력 강화가 급선무다. 3명의 왼발잡이 선수의 활용법도 주 포인트다.

▶ 확정되지 않은 김민재 2일 합류 가능한지와 예비 선수들도 소집하나?
- 김민재도 소집할 계획이다. 이번 소집에서는 18명의 선수만 불러올 계획이다.

▶ 황의조 발탁에 있어 소속팀과의 협의와 새로운 주장 선임 계획은?
- 황의조는 본인의 의지가 아주 좋았다. 내가 복이 있는지 굉장히 고맙더라. 모든 선수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구단을 설득했다. 그래서 우리가 차출 가능했다. 오세훈과 조규성을 과감히 제외할 수 있는 배경이었다.
이상민이 이제까지 팀의 주장을 맡아 잘해줬다. 여러 가지 이유로 빠졌다. 새로운 주장은 아마 정태욱이 될 것이다.

▶ 정태욱 주장 선임 배경은?
- 공을 아무리 잘 차도 주장은 쉬운 자리가 아니다. 가끔 주장을 시켜보면 선수를 잘 이끌었다. 리더십이 있더라. 바로 결정한 게 아니라 계속 지켜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잘할 것이다.

▶ 첫 소집부터 선수들이 탈락으로 인한 부담과 압박을 많이 받았을 거 같은데?
- 그런 때가 가장 힘들다. 승부의 세계에 살면서 이기고 지듯이 선발 여부는 종이 한 장 차이도 안 난다. 어떻게 시합을 준비하고 상대 대응에 따라 선수가 바뀔 수 있다.

어차피 18명만 나가야 한다. 어제도 20명, 23명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제한된 엔트리 안에서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이렇게 됐다. 선수들의 마음도 아프겠지만, 이해해줄 것이라 믿는다.

▶ A대표팀 소속인 와일드카드 선발 때 벤투 감독과 나눈 이야기 있나?
- 벤투 감독과 이야기한 적은 없다.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보안 등의 이유가 있어 배제된 부분이 있다.

▶ 와일드카드로 손흥민 얼마나 검토했고 선발하지 않은 이유는? 정우영의 탈락 이유는?
- 정우영의 경우 낫다, 안 낫다를 말하긴 부적절하다. 앞으로 굉장히 발전할 선수인 건 틀림없다. 한국 축구를 끌고 나갈 선수인 건 분명하다고 말하고 싶다.

손흥민 역시 굉장히 의지를 자주 보였다. 그래서 서두에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한 이유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 병역 부담을 가질 선수들에게 전할 메시지와 출사표
- 안 중요하다고 하면 말이 안 된다. 굉장히 중요하다. 아시안 게임을 하며 느낀 건 너무 얽매이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팀이 먼저 잘 갈 수 있는 부분을 봤고 그래서 필요한 부분은 병역 여부를 따지지 않았다. 선수들도 말은 안 하겠지만 그런 부분이 개입되면 좋은 퍼포먼스가 안 나오더라. 좋은 성적을 내면 그런 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나 싶다. 선수들에게 따로 말한 것도 없다.

선수들에게 말한 건 너희도 사고 칠 준비 돼 있으니 사고 한번 치자고 했다. 사고 한번 치고 싶다.

▶ 우려가 큰 음식 문제에 대해
-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되지 않을까. 사실 그런 것보다 일본의 기후와 습도, 잔디를 제일 걱정하고 있다. 가까운 나라 임에도 판이한 조건이다. 그런 게 가장 걱정되고 어떻게 이겨낼까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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