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정신 무장’ 대전의 두 번째 역전승... 기세가 심상치 않다
입력 : 2021.07.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신을 재무장한 대전하나시티즌의 리그 상위권 판도를 흔들고 있다.

대전은 지난 2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22라운드 부산아이파크와의 안방 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2연승에 성공한 대전(승점 34점)은 선두 김천상무(37점)에 3점 뒤진 4위에 자리했다. 또 2018년 9월 8일 이후 1,051일 만에 부산을 꺾는 기쁨도 맛봤다.

사실 이전까지 대전의 분위기는 다소 좋지 않았다. 부상 선수가 이어지는 상황에 지난 10일에는 서울이랜드에 패했다. 6경기에서 승점 4점에 그치는 저조한 페이스였다.

결국 대전 서포터즈가 쓴소리를 던졌다. 경기 후 인사를 위해 관중석을 찾은 이민성 감독과 선수들에게 투지를 보여달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정확한 지적이었다. 이 감독은 “내가 느낀 것과 같아서 정확하다고 판단했다. 따끔한 질책이었다”고 돌아봤다.

주장 박진섭 역시 “이랜드전도 그렇고 이전 경기도 그랬다. 감독님께서 끈끈함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원했는데 못 보여줬다”면서 “그날 이후 선수들이 더 뭉쳤다. 또 직면한 문제에 대해 다시 진지하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한발 더 나아갔다. 전술 미팅 후 선수들에게 ‘맘바 멘탈리티’로 유명한 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의 영상을 보여줬다.

그는 “내가 먼저 보고 선수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계 최고인 브라이언트도 일주일에 6일을 새벽부터 운동하더라. 각자 기량에 만족하는 선수들에게 자극이 될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선수들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박진섭은 “축구로 팬들에게 사랑받고 돈을 버는 데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또 죽어가던 열정을 끌어 올리자고도 했다. 울컥하는 마음도 들었다”라며 새롭게 정신 무장을 했다고 말했다.

대전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고공 행진을 펼치던 선두 FC안양을 적지서 잡아냈다. 또 약 3년간 이기지 못했던 부산까지 꺾었다.

특히 부산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단해진 정신력이었다. 이날 대전은 부산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승부를 뒤집었다. 시즌 두 번째 역전승이었다.

그동안 대전은 선제골을 허용할 경우 무너지기 일쑤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8차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역전에 성공한 건 단 한 차례였다. 자연스레 선제골을 내주면 승리가 어렵다는 부담과 패배 의식이 몸 전체를 감쌀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강해진 대전은 부산전 역전승을 통해 선제 실점에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 팀으로도 더 단단해졌다. 팬들에게 쓴소리를 들은 뒤 대전 벤치는 90분 내내 시끄럽다. 당장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더라도 목청껏 동료를 응원하고 함께 감정을 공유하는 등 힘을 북돋아 주고 있다. 자연스레 경기장에 나선 선수들의 투지도 눈에 띄게 강해졌다.

박진섭은 “그동안 마음속으론 응원하지만, 겉으로 소리치는 부분이 다른 팀에 비해 약했다. 경기장 밖의 선수도 한마음으로 임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했다. 정말 힘이 많이 된다”라며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올 시즌 K리그2는 역대급 치열함을 보여주고 있다. 1위부터 4위까지 3점 이내에 있다. 어느 팀이든 순위표 최상단을 노릴 수 있다.

정신 무장을 새롭게 하며 팀으로 더 단단해진 대전이 본격적으로 상위권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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