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핫피플] ‘전역까지 -3개월에도’ 목소리 쉰 한국민, “다운되는 모습 싫었다”
입력 : 2021.08.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의정부] 이렇게 열정적인 병장이 있을 수 있을까. 국군체육부대(상무)의 돌풍에는 한국민의 끊임없는 외침이 있었다.

상무는 1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B조 2차전 서울 우리카드 위비와의 맞대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13-25, 26-24, 29-27, 18-25, 15-11)로 이겼다.

앞서 지난 시즌 V-리그 3위 의정부 KB 손해보험 스타즈에 이어 2위 우리카드까지 잡아낸 초청팀 상무는 2연승 돌풍과 함께 B조 1위로 올라섰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한국민이었다. 서브 득점 2개를 포함해 33점을 몰아쳤다. 이는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이기도 했다.

경기 후 상무 박삼용 감독 역시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버겁지만, 열심히 뛰어줘서 값진 승리를 챙겼다. 어깨가 좋지 않은 한국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잘 견뎌줬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민은 “내가 인터뷰를 할 게 아니라 다른 팀원이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라면서 “몸 풀 때부터 좋지 않았다. 팀원들이 포기하지 말고 해보자고 충분히 승산 있다고 해서 정신 차리고 했다”고 말했다.

첫 물음에 대한 답을 뱉는 한국민의 목소리는 꽤 쉬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경기 내내 동료들을 독려하고 득점 뒤에는 더 우렁찬 목소리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에 대해 한국민은 “우리가 약팀이긴 한데 실수하면 표정이나 분위기가 다운되는 게 너무 보이는 거 같았다. 그런 게 안 보였으면 해서 더 파이팅하고 팀원을 다독이고 끌어올리려 소리를 질렀다”라며 코트를 가득 채웠던 샤우팅의 배경을 밝혔다.

한국민의 샤우팅은 효과가 확실했다. 1세트를 13-25로 무기력하게 내줬던 상무는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간 뒤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5세트 막판 승리를 잡았지만, 방심은 없었다. 그는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은 없었다. 우리카드가 실력이 있고 잘하기 때문에 매 순간 간절했다. 실수해도 빨리 잊고 다음을 봤다. 중간중간 점수를 확인하긴 했지만 간절한 마음이 더 컸다”라고 돌아봤다.

한국민은 오는 11월 21일 전역한다. 약 3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병장 한국민을 위해 정확한 계산을 더한다면 18일 기준 95일 남았다.

한국민은 입대 전후의 가장 큰 차이로 여유를 꼽았다. 그는 “프로에 처음 왔을 땐 뛸 시간이 많지 않았다. 기회가 있어도 부담감과 긴장감 탓에 잘 안 됐다. 상무에 와서는 그런 시간을 되돌아봤다”라고 말했다.

한국민은 “여기에 있는 한 나 자신을 더 되돌아보고 싶다. 또 팀원 모두 다른 팀에서 왔지만, 지금은 한 팀이기에 병장으로서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자만하지 않고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잘할 수 있게 부족한 면을 보완하겠다”라며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전역 날을 그렸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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