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도 없었는데'…손흥민 미끼 전략, 최종예선 시작부터 삐끗
입력 : 2021.09.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적장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출사표대로 이라크는 침대 축구를 하지 않았다. 눕지 않는 중동을 뚫지 못한 벤투호가 험난한 최종예선을 예고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일정 변경으로 초반 세 경기를 홈에서 치르는 이점을 얻었던 한국은 홈 3연승을 노렸으나 무승부로 최종예선을 시작했다.

한국의 걱정은 오로지 침대축구였다. 조 편성에 따라 한국외 5개국이 모두 중동 국가로 꾸려지면서 모래바람에 눕는 축구를 경계했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양팀 사령탑의 기자회견에서도 침대축구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리는 프로페셔널하다. 시간 끄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항변했다.

그의 말대로 이라크는 정상적으로 경기했다. 객관적인 전력과 플레이 스타일상 한국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는 게 당연한 가운데 이라크는 4-2-3-1 포메이션으로 짜임새 있는 수비를 했다. 한국의 후방 빌드업이 실수할 때면 최전방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에게 바로 연결해 속도를 높였다.

한국의 공격은 갈수록 답답해졌다. 손흥민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 이렇다할 전개를 볼 수 없었다. 한국은 전반 중반까지 의도적으로 손흥민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에서만 볼을 돌렸다. 김문환, 송민규, 황인범이 주가 돼 손흥민에게 집중된 상대 수비 틈을 찾으려는 시도였다.



정작 한국의 공격이 활기를 보인 건 손흥민이 다시 공격을 주도할 때였다. 홍철과 약속된 세트플레이는 물론 문전 돌파와 슈팅까지 가장 위협적이던 장면은 모두 손흥민을 거쳤다. 팀플레이 상황에서도 주연이 되어야 하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는 스코어러의 면모를 보이지만 대표팀에서는 2선까지 내려와 볼을 받거나 수비에 가담하는데 열중한다. 아무래도 아시아에서 만나는 상대들이 손흥민이 볼을 잡지도 못하게 하는 강한 압박과 견제를 하다보니 스스로 찾은 해법이었다. 2차예선까지는 잘 통했다. 손흥민의 A매치 무득점이 길어져도 벤투호는 무난하게 최종예선에 안착했다.

지금은 공기가 다르다. 이라크는 손흥민 견제는 물론이고 한국의 공격을 차분하게 막아냈다. 손흥민이 공격을 마무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 결국 손흥민의 의존도가 늘 수밖에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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