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진 시간끌기, 벤투 화나게 한 '레바논 침대'가 다음 상대다
입력 : 2021.09.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중동의 시간끌기는 침대만 있는 건 아니었다. 손흥민이 이라크의 경기 지연 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겼다. 부담스러운 중동 국가와 묶인 한국은 이달 이라크, 레바논과 홈 두 경기의 단추를 잘 끼우는 걸 목표로 했다.

걱정은 침대축구였다. 중동 국가 특유의 드러눕는 방식의 시간 벌기에 대응하는 게 고민이었다. 벤투 감독은 지난 6월 레바논과 2차예선을 치르면서 노골적인 침대축구에 불만을 표한 바 있다. 문제를 알면서도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하던대로 해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해답은 분명하다. 이른 선제골로 중동 국가들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어야 한다. 카타르에서 10년을 뛴 남태희는 이라크전을 대비해 "최대한 빠른 선제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선지 대표팀은 이라크를 맞아 전반부터 80% 가까운 볼 점유율을 가져가며 골을 노렸다. 90분 내내 많은 기회를 만들지 못했지만 전반 득점을 기대할 수 있던 이재성의 찬스가 성공됐다면 흐름은 달라졌을 수 있다.

결국 한국은 이라크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경기 막바지 이라크의 시간 끌기를 경험했다. 이전처럼 조금만 부딪혀도 넘어지고 얼굴을 감싸 장기간 누워있는 침대는 아니었지만 서로 볼처리를 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주심도 파하드 탈립 골키퍼에게 경고를 주면서 시간끌기를 제어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논재잉 펼쳐졌다. 손흥민은 방송 중계 인터뷰에서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우리가 못해서 골을 못 넣었지만 시간끌기가 계속되면 축구가 발전할 수 없다. 핑계지만 안타까운 부분이다. 경기가 지연될수록 안타까움을 느낀다"라고 했다. 이를 전해들은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은 "손흥민은 훌륭한 주장이지만 그 발언은 동의할 수 없다"라고 옹호했다.



돌고돌아도 해법은 선제골 뿐이다. 이라크 수비 벽에 막힌 공격을 단기간에 개선해야 레바논전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공교롭게 6월 만났던 상대인 레바논은 벤투 감독에게 침대축구를 각인시켰다. 당시 벤투 감독은 "시간끌기 작전에 대응할 것이 없지만 상대의 수비적인 운영, 낮게 내려서서 박스 안에서 수비하는 것에 대한 대응책은 마련해야 한다"라고 숙제를 파악했었다.

그럼에도 이라크를 공략하지 못한 벤투 감독은 "공격은 우리가 해야하는 걸 못 했다. 볼 전환이 더 빨라야했고 공간을 만드는 움직임도 부족했다. 내 책임"이라고 인정했다. 레바논전에는 확 달라져야 한다.

선수들도 잘 안다. 김민재는 "상대의 시간끌기를 예상하고 있었다. 선수들끼리도 빨리 골을 넣지 못하거나 먹히면 시간을 끌 것을 알고 있었다. 최대한 빨리 넣자고 이야기 했는데 잘 안 됐다. 상대에게 시간을 많이 뺏겼다"라고 개선점을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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