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 아닌 플랜B, 곱씹어봐야 할 26인 명단의 효율성
입력 : 2021.09.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최종 예선 첫 2경기를 마쳤다.

한국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A조 2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권창훈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앞서 이라크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던 한국은 1승 1무로 안방 2연전을 마무리했다.

이라크전에서 목표했던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던 한국은 레바논전을 앞두고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꺼냈다. 포지션으로 볼 때 손흥민, 황의조 대신 황희찬, 조규성이 선발 출격했다.

실망스러웠던 1차전 결과 때문이 아니었다. 두 선수 모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종아리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고 황의조 역시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토요일 훈련 때 통증을 느꼈던 손흥민이 월요일에 다시 불편을 호소했다. 황의조는 45분 이상 출전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계획에 의해 가동된 플랜B가 아니었던 셈이다.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사실상 주력 멤버였던 황희찬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첫 소집이었던 조규성에겐 무리가 있었다.

벤투 감독도 후반전 시작과 함께 조규성을 대신해 황의조를 투입하며 빠르게 변화를 가져갔다. 그러나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황의조도 예리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렇게 되니 소집 명단에 의구심도 생긴다. 이번 2연전을 앞두고 벤투 감독은 26명의 선수를 소집했다. 23명만 경기에 나설 수 있지만 3명을 더 뽑은 셈이었다.

매 경기 3명의 선수가 빠져야 할 정도로 많은 선수를 뽑았지만, 공격수로 분류된 선수는 단 2명이었다. 그마저 조규성은 첫 발탁이었다.

소집 명단 발표 당시 벤투 감독은 조규성에 대해 “제공권과 기술이 뛰어나다. 대표팀에 왔을 때 어떻게 녹아들 수 있는지 잘 관찰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즉 더 가까이, 자세히 보기 위한 목적이 컸다. 그러나 황의조의 컨디션 난조로 실전에 투입하게 되는 상황이 왔다.

벤투 감독은 선수 선발과 출전에 보수적인 편이다. 새롭게 발탁한 선수에게는 팀 철학과 분위기에 적응하는 시간을 주며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 그만큼 선발로 45분을 소화한 조규성의 모습은 이례적이었다.

물론 조규성의 발탁과 출전이 잘못됐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지금은 월드컵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인 최종 예선이다. 한순간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23명이 아닌 26명의 선수를 선발하면서 검증이 덜 된 선수까지 발탁할 예정이었다면 확실한 백업 카드를 최소 한 장 더 데리고 가는 게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이번 2연전에서 한국은 손흥민, 황의조 등이 없는 상황과 마주했다. 플랜B를 위한 대비와 스쿼드의 안정성, 새 얼굴 발탁 등 많은 고려 사항 속에서 선수 명단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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