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커버 플레이와 게겐 프레싱은 팀을 춤추게 한다
입력 : 2021.09.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현대 축구에서 수비 트렌드는 압박이다.

압박은 시간과 공간을 제약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인, 부분, 팀적으로 구사된다. 이런 압박은 볼 소유 선수에게 패스나 드리블, 슈팅 등과 같은 의도한 플레이의 용이성을 제한시켜 상대 플레이를 지연 및 저지함은 물론 실수를 유발하도록 하는 가운데 최종적으로 볼을 인터셉트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압박도 개인, 부분, 팀적으로 빠르고 강하지 못하면 상대방에게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압박 구사를 위해서는 동료 수비수들과의 거리와 간격 유지 그리고 각도 및 타이밍과 함께 선수 상호 간 의사소통으로 이루어지는 유기적인 움직임의 커버 플레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수비에 임할 경우 최종 목적은 볼을 인터셉트하는데 있다. 하지만 볼을 인터셉트하지 못해도 상대방의 플레이를 지연 및 저지시켜 팀의 수비 안정성을 구축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이는 성공적인 수비로 평가된다.

만약 선수 개인적으로 수비적인 측면에 약점을 드러내게 되면 자신감을 잃을 수 있으며, 또한 부분적인 취약성 역시 드러나게 되면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한편 전체적인 수비 안정성을 구축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에 선수는 수비에 임하게 되면 무엇보다 냉정하고 침착해야 하며, 볼과 자신의 마크 상대를 끝까지 주시하는 한편 상황 판단과 볼 위치에 따른 위치 선정에도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축구는 수비와 공격 단 두 장면밖에 없고 아울러 1대1 대결로부터 시작된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공격수가 이길 수 있는 확률은 80% 이상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수비수가 공격수의 움직임에 의한 반응 속도 보다 늦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절대적 불리함을 간과할 때 수비 시 무리하고 성급한 수비는 가급적 자제하면서 상대를 끝까지 추격하도록 하여야 한다. 결국 이로 인하여 수비수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부분은 심리적 부담감과 압박감으로 인한 실수와 같은 플레이를 유도해 내는 것이다.

여기에서 수비에 임하여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1대1 상황 시 '자신이 먼저 실수하지 말고 공격수가 먼저 실수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공격수의 속임 동작에 현혹되지 않는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사실 이런 일련의 수비 과정에서 또 하나 수비수가 주지하지 않으면 안 될 사항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체력적인 문제다. 상대적으로 수비에 임한 선수는 공격수의 움직임과 동작에 반복적으로 대응하다 보면 공격수보다 체력 소모가 배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는 수비 시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공격 시 이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체력 안배의 효율적인 방법에도 각별한 관심을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이 힘들면 상대 선수도 힘들다. 이 점은 축구의 불문율로써 수비 시 결코 게을러서는 안 된다는 사항을 일깨워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축구는 '천변만화(천만가지로 변함)'가 펼쳐지는 스포츠이기에 한 치 앞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방심은 금물이다. 그렇지만 선수 개인이 무엇보다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볼 소유권을 상대방에게 넘겨주는 순간, 그 즉시 압박 수비인 게겐 프레싱(Gegen Pressing) 구사에 적극적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축구에서 최전방 공격수는 첫 번째 수비수로 간주하고 있다.

이같이 최전방에서부터 구사하는 압박은 상대방 공격의 원활한 빌드업과 역습 및 속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게겐 프레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분명 볼을 소유한 선수는 수비를 의식한 부담감으로 항상 긴장한 가운데 초조하고 불안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볼 소유 선수가 수비수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자유스러운 상태에서는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래서 팀의 위기는 순간적으로 찾아오며 이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경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진정 선수가 '공격이 강한 팀은 경기에서 이기지만, 수비가 강한 팀은 우승한다'라는 축구의 진리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위험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커버 플레이와 게겐 프레싱 같은 수비의 가장 현명한 방법을 실천에 옮길 수 있다면 팀은 강팀으로서 '자리매김'하며 팀을 춤추게 할 것은 틀림없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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