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 없이 떠나는 쌍둥이... 몫은 고스란히 V-리그에 남은 이들에게
입력 : 2021.10.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구계를 뒤흔들었던 ‘슈퍼 쌍둥이’ 이재영, 이다영 자매가 아무 말 없이 그리스 행 비행기에 오른다.

15일 ‘노컷 뉴스’에 따르면 배구계 관계자는 이재영, 이다영 자매가 16일 밤 그리스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이미 두 사람은 지난 12일 주한 그리스 대사관에서 취업 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를 마쳤다. 지난달 29일 국제배구연맹(FIVB)이 국제 이적 동의서(ITC)를 발급한 지 약 3주 만이다.

배구계 흥행을 이끌었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지난 2월 과거 학교 폭력이 폭로되며 논란의 중심에 휩싸였다. ‘배구 여제’ 김연경과의 불화설로 시작된 일이 학창 시절 잘못까지 드러나며 시즌 도중 전력에서 이탈했다.

두 사람은 SNS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며 자숙의 뜻을 밝혔다. 구단도 무기한 출전 정지를 내렸고 대한민국 배구협회는 대표 자격을 영구 박탈했다.

그러나 잡음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사과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인터뷰를 한 데 이어 국내 복귀 여론이 좋지 않자 그리스 행을 추진했다. 또 최근에는 이다영의 혼인 사실과 가정 폭력 의혹까지 더해지며 충격을 배가시켰다.

지난 시즌 김연경에 ‘슈퍼 쌍둥이’까지 품으며 화려한 선수단을 자랑했던 흥국생명은 박미희 감독이 인정한 것처럼 ‘억지 리빌딩’으로 새 시즌을 맞았다.

어린 선수 위주로 시즌을 준비하는 것도 힘든데 잊을만하면 나오는 논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4일 V-리그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박미희 감독은 “올 시즌 컵 대회 인터뷰 때도 가끔 이야기가 나왔다. 시즌이 시작하면 현재 선수 개개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길 바란다”라며 더는 연관 지어지길 바라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흥국생명은 구단 선호도 조사에서 7개 팀 중 6위로 처졌다. 지난 시즌 최고 인기 팀의 추락이었다. 박 감독은 “다시 인기를 끄는 팀이 되기보다는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흥국생명 외에도 V-리그에 남아 있는 구단, 선수, 지도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올림픽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각오를 다졌다. 그 이면에는 학교 폭력 사태로 떠나버린 팬들의 마음도 다시 잡겠다는 노력도 있다. 시즌 개막으로 축하해도 모자랄 판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사태를 터뜨리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쌍둥이 자매는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그리스 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현역 생활 연장에 급급해 함께 했던 동료, 지도자 및 관계자를 저버렸다. 나아가 대한민국 배구계와도 사실상 인연을 끊었다.

박미희 감독은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앞으로 내 인생, 다른 지도자들에게도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다른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고 말했다.

이젠 또 어떤 선수들, 또 누군가가 버텨야 하는가. 끝까지 책임감 없는 모습에 남아 있는 이들의 몫만 늘어나게 됐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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