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강타당한 상대 선수를 향한 박수... 유관중이 낳은 훈훈한 장면
입력 : 2021.10.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의정부] 팬들과 함께 홈 개막전을 치른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훈훈한 장면이 나왔다.

KB손해보험 스타즈는 20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2, 23-25, 23-25, 25-23, 15-11)로 이겼다.

KB손해보험의 특급 외인 케이타가 양 팀 최다인 43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마수걸이 승리에 성공한 KB손해보험은 후인정 감독의 데뷔 승리까지 더해 겹경사를 누렸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외인 없이 잘 싸우고도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허수봉은 35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팀 패배에 빛이 바랬다.

이날 KB손해보험은 시즌 첫 경기이자 홈 개막전을 치렀다. 당초 무관중 경기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정부 지침 변경으로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4세트 중반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던 팬들의 존재감이 더 빛난 장면이 나왔다. KB손해보험이 16-12로 앞선 상황에서 케이타의 강타가 허수봉(현대캐피탈)의 안면에 적중했다. 미처 반응할 수 없었던 속도와 세기였다.

허수봉은 그대로 코트 바닥에 누웠다. 평소 흥 넘치는 세리머니를 즐기는 케이타도 웃음기 없는 얼굴로 네트를 넘었다. 케이타는 바로 허수봉의 상태를 확인하며 미안함을 전했다.

이때 장내 아나운서가 관중들을 향해 허수봉을 위한 격려의 박수를 요청했다. 팬들은 부상이 심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박수를 보냈다.

부축을 받으며 일어난 허수봉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약간의 출혈도 이어졌다. 케이타와 허수봉은 서로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며 마음을 대신했다.

허수봉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최민호와 교체됐다. 잠시 후 치료를 마치고 안정을 찾은 허수봉이 다시 코트 안으로 돌아왔다. 케이타와 허수봉은 네트를 사이에 두고 눈인사와 엄지를 교환하며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이때도 경기장 안의 팬들은 투지를 보여주는 허수봉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에 화답하듯 허수봉은 바로 오픈 공격으로 득점을 뽑아내며 건재함을 보였다.

경기 후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허수봉의 상태에 대해 “괜찮다. 씩씩하고 항상 싱글벙글 웃는 스타일이다. 금방 회복된다”라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다른 팀도 상대 선수가 다쳤을 땐 똑같이 격려한다. 무관중이었다면 의미가 덜 할 수 있었는데 마침 관중이 들어오면서 가능했던 훈훈한 장면이다”라며 성숙했던 팬들의 모습을 반겼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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