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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포커스] '만원 관중+파이널 A행' 제주 극장, 이런 짜릿한 '뒷이야기'가 있었다

기사입력 : 2021.10.25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제주] 이제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하면 '극장골 맛집'이다. 반전의 돌파구가 됐던 9월 11일 인천 원정(2-1 승, 후반 49분 이창민 결승골)과 10월 3일 성남과의 홈 경기(2-1 승, 후반 47분 김경재 결승골)에 이어 10월 24일 전북 현대(2-2 무)를 상대로 후반 50분 주민규가 페널티킥 동점골까지 터트리며 선착순 3,000명 만원 관중에 파이널 A행 초대장을 선사했다. 결코 속단할 수 없는 졸깃한(?) 전개로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한 판이었지만 곳곳에 숨겨져 있었던 복선과 반전은 더욱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를 남겼다. 그래서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궁금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정래해봤다.



# 모두가 놀랐다! A매치를 방불케 하는 입장 티켓 구매 열기

이날 경기의 입장 티켓 선착순 3,000석은 조기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 시작전까지 입장 티켓을 구하기 위해 구단 공식 SNS와 도내 각종 커뮤니티에 문의가 쇄도했을 정도. 지난 6월 12일과 15일 가나와의 올림픽대표팀 친선전 매진 행렬 못지 않은 인기였다.

선수단도 놀라는 눈치였다. 경기 시작 전 남기일 감독은 "매진 소식을 들었다. 3,000명의 12번째 선수와 함께 최선을 다해 뛰겠다. 이날 승리로 반드시 파이널 A에 진출하겠다. 제주도민이 더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제주유나이티드가 되겠다"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경기 막판 극장골까지 터지면서 흥행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해 수원FC와의 '사실상의 결승전'에서 짜릿한 승리와 함께 K리그2 최초 매진과 2020시즌 K리그2 최다 관중까지 기록했던 제주는 이날 경기서 파이널 A 진출의 기쁨을 팬들과 만끽했다.



# 파란색이 왜 제주 유니폼에서 나와

제주 홈 유니폼의 상징 컬러는 '주황색'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제주 선수단은 파란색 유니폼을 착용했다. 원정 유니폼은 흰색이고, 별도의 서드 유니폼도 보유하지 않은 팀이었기에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 정체는 바로 재생 유니폼이었다. 명칭은 '제주바당'.

기존 제주의 주황색 유니폼과 스토리의 차별화를 두고, NO플라스틱을 통해 깨끗해지는 청정 제주 바다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유니폼 색상은 파란색을 사용했다. 유니폼 속 패턴은 곡선형 무늬로써 ECO(깨끗한 제주 환경-페트병이 재생 유니폼으로 재탄생하는 과정), WAVE(청정 제주 바다-도민의 참여로 거대해진 제주의 청정 파도) 등 2가지 컨셉을 담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 유니폼을 비롯해 그동안 재생 유니폼이 여럿 선보였지만 제주의 재생 유니폼은 팬들이 직접 페트병을 모았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0~50% 감소 효과가 있는 재생 유니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통상 50개의 투명 페트병이 필요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제주 팬들이 모은 페트병은 무려 19,255개. 목표치였던 5,000개를 상회했다. 이 페트병을 쭉 늘어트리면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관광명소인 외돌개까지의 거리(3.851km)다. 실제로 착용하는 선수단 반응도 뜨겁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기존 유니폼 못지 않은 호평을 받았다.

경기 시작 전 "제주바당을 입어서 좋은 기운이 생길 것 같다"라고 미소를 지었던 주장 주민규는 이날 멀티골을 터트리며 실력으로 증명해냈다. 주장 주민규는 "팬들이 만들어 준 든든한 갑옷을 입고 뛰어서 정말 좋은 기운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제주도민의 뜨거운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PK 양보한 전 주장 이창민의 품격, 이런 숨은 사연이?

이렇게 각본을 짜기도 쉽지 않다. 후반 17분 주민규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던 제주는 후반 37분과 후반 46분 구스타보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어졌다. 위기의 순간, 주장 주민규와 전 주장 이창민이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았다. 실점 후 동료들을 다독이며 빠르게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그 결과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 찬스를 얻어낼 수 있었다. 제주의 전담 키커는 주민규와 이창민. 중요한 승부처에서 이창민이 주민규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했다. 포항전 결과까지 전해들은 이창민은 주민규에게 파이널 A행이 확정됐다는 소식과 함께 득점왕 레이스에도 힘을 불어 넣었다. ​어쩌면 또 다른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주장 완장을 차고 제주의 1부리그 승격을 이끌었던 이창민은 올 시즌 팀 부진을 책임지고 주장 완장을 내려놓았다. 안타깝지만 선수단도 이를 수용하고 새로운 주장으로 주민규를 낙점했다. 주민규는 주장 완장을 차고 리그 득점 1위(17골)를 질주하며 제주의 반전을 이끌었다. 이창민은 그런 주민규를 늘 고마워했다.

경기 후 주민규는 ""창민이가 차기 전에 '포항이 졌으니까 못넣도 된다'고 하더라. 부담없이 찼다. 창민이가 마음 고생이 많았다. 팀이 크게 휘청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제주는 그렇게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다. 비록 주장 완장은 내가 차지만 제주는 그라운드 위에서 11명의 주장 선수가 뛴다. 이러한 신뢰와 믿음이 더욱 제주를 강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 강팀에 더 강한 '의적' 주민규, 세리머니는 더 감동

주민규는 이날 멀티골로 리그 득점 1위(17골)를 질주했다. 이는 자신의 한 시즌 K리그1 최다 득점 타이 기록이다. 주민규는 2017시즌 상주 상무에서 17골 6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 기록을 넘어 2015시즌 서울이랜드 소속으로 K리그2에서 기록했던 커리어 한 시즌 최다 득점 23골까지 넘볼 수 있는 페이스다.

강팀에 더 강한 주민규이기에 더욱 가능성이 크다. 주민규는 올 시즌 17골 중에서 10골을 파이널 A에 포진한 강팀을 상대로 터트렸다.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을 상대로 3골씩 넣었고, 전북 현대를 상대로 이날 멀티골까지 작렬시켰다. 수원FC와 대구FC전에서도 1골씩 기록했다. 몰아치기에 능한 주민규라면 득점왕뿐만 아니라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까지 노려볼 만 하
다.

주민규의 세리머니는 더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선제골 득점 후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며 두 손으로 파이널 A 진출을 의미하는 'A'자를 그린 주민규는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 뒤 제주 구단 앰블럼이 새겨진 주장 완장을 활짝 펼치며 팬들의 자존심을 드높였다.

"득점왕에 대해 생각을 안했다면 거짓말"이라고 운을 뗀 주민규는 "(득점왕 수상을) 파이널 A에서 하는 것과 파이널 B에서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일단 파이널 A행에 집중했다. 이제 더 욕심을 내겠다. 특히 좋은 동료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남기일 감독의 재평가, '승격 청부사'에서 '강팀 메이커'로

파이널 A 진출은 남기일 감독의 입장에서도 뜻 깊은 순간이었다. K리그 감독 커리어 사상 첫 파이널 A 진출이었기 때문. 그동안 남기일 감독의 주된 평가는 바로 '승격 청부사'였다.2014시즌 광주, 2018시즌 성남에 이어 지난 시즌 제주까지 K리그1으로 승격시키며 ‘승격청부사’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역대 최다 승격' 기록과 함께 K리그2 감독상까지 수상한 남기일 감독은 올 시즌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파이널 A행까지 이끌며 '강팀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8월 18일(수) 서울 원정 1-0 승리를 시작으로 이날 경기까지 총 10경기에서 6승 2무 2패의 경이로운 성적을 거두며 리그 5위로 파이널 A행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최적의 전술과 리더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인터뷰마다 제주도민을 언급하며 남다른 연고지 사랑까지 보여주고 있다. 제주 팬들에게는 이만한 감독이 없다. 이날 경기 후 남기일 감독은 "제주도민의 뜨거운 응원이 없었다면 모두 불가능한 일이다"라며 남다른 제주 사랑을 과시했다.



# 감동의 순간에도 결코 잊지 않은 엔딩 크레딧 'No.5, No.21'

파이널 A행에 진출한 제주는 경기 후 응원석인 N석을 배경 삼아 단체 사진을 찍었다. 특히 제주 선수단은 등번호 5번과 21번이 마킹된 유니폼을 들고 벅찬 감동을 함께 했다. 이 유니폼은 주인은 중앙수비수 권한진(5번)과 간판골키퍼 오승훈(21번)이었다. 이들은 최근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 선수단은 파이널 A를 향한 이들의 노고를 잊지 않았다. 권한진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에도 팀을 지켰다. 오승훈 역시 매 경기 안정적인 선방(25경기 26실점)으로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파이널 A행도 불가능했다.

남기일 감독은 "이게 바로 원팀의 힘이 아닌가 싶다. 경기를 뛰는 선수도, 벤치에서 교체 투입을 기다리는 선수도, 아쉽게도 부상이나 명단 제외로 뛰지 못하는 선수들도, 모두 다 같은 마음이다. (권)한진이와 (오)승훈이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이들의 헌신과 노력을 잊지 않기 위해 미리 유니폼을 준비했다.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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