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우승 들러리는 싫다''...'K리그 300G 출전' 김오규가 보여준 진정한 '프로 정신'
입력 : 2021.11.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쉼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목표였던 아시아 무대가 드디어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잠시 숨 고르기 할 만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축구화끈을 더욱 질끈 동여맸다. '프로 선수라면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그라운드 위에 되새긴 김오규(32, 제주유나이티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제주의 막판 질주가 무섭다. 지난 27일(토) 수원 FC와의 홈 최종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리그 4위를 확보했다. 3위 대구(승점 55점)와의 격차는 단 1점. 12월 5일 1위 전북과의 최종전 결과 여부에 따라 최대 3위까지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대구는 2위 울산과 격돌한다. 쉽사리 예측하기 힘든 순위 경쟁이다.

제주의 입장에선 4위에 그친다고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K리그에 배정된 ACL행 티켓은 총 4장(2+2)이다. K리그 1~3위팀과 FA컵 우승팀에게 돌아간다. 최근 포항이 ACL 준우승에 그치고, 대구가 전남과의 FA컵 결승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경우의 수는 더욱 늘어났다. 만약 대구가 리그 3위와 함께 FA컵 우승까지 차지할 경우 제주도 ACL 무대에 진출한다.

하지만 제주는 여전히 목마르다. 특히 홈 최종전에서 김오규가 팬들에게 전한 울림 있는 메시지는 제주의 전의를 더욱 불태우고 있다. 김오규는 수원 FC전이 끝나고 팬들에게 "전북과 울산 중 어느 팀이 우승해도 우리는 상관이 없다. 하지만 전북의 우승 잔치에서 들러리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선수의 임무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제주의 팀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1년 강원에 입단해 상주 상무 시절(2015~2017)을 제외하면 줄곧 강원에서 활약했던 김오규는 제주 유니폼을 '원클럽맨'에서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제주 합류 후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K리그2 우승과 1부리그 승격의 주역으로 맹활약했으며, 올 시즌에도 총 36경기(1골 1도움)에 출전하며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오규는 강원 시절부터 자기 관리가 철저했고, 프로페셔널한 훈련 태도로 유명했다. 김오규는 이날 수원 FC전에서 K리그 통산 3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세웠는 데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프로 11년차. 산술적으로 매 시즌 27경기 이상 출전해야 가능한 대단한 기록이다.

남기일 감독은 "자신을 믿어준 감독과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늘 갖고 있고, 팀을 위해 헌신하려는 자세를 가진 정말 프로페셔널한 선수다.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좋은 선배이자 베테랑이다. 정말 고마운 선수."라고 김오규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최근 스포츠계의 각종 이슈로 프로선수에 대한 물음표가 찍히고 있는 지금. 김오규는 홈팬들 앞에서 진정한 프로선수의 품격으로 대답했다."내 축구철학은 변하지 않는다. 팬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한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경기장을 떠난 김오규에게 팬들이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낸 이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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