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인터뷰] ‘재정 열악+선수 이탈’ 박동혁 감독이 또 충남아산에 남은 이유
입력 : 2022.0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 곽힘찬 기자= 재정도 열악하고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다.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박동혁 감독이 말없이 충남아산FC에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2022 K리그 동계 전지훈련 2차 미디어 캠프가 17일 부산에 위치한 송정 호텔에서 열렸다. 2일 차인 18일 오전 10시에 진행된 기자회견엔 박동혁 감독, 유준수, 박주원이 자리했다.

박동혁 감독은 이날 올 시즌을 앞두고 각오를 밝히며 주전급 선수들의 이탈을 아쉬워하면서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충남아산은 내부적으로 굉장히 시끄러웠다. 박동혁 감독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에서 감독 채용 공고를 공개적으로 내건 것. 팀이 존폐 위기에 있었을 때 두 발 벗고 나서서 충남아산의 시민구단 재창단을 이끌었고 없는 살림에 충남아산을 발전시킨 박동혁 감독으로선 정말 당황스럽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박동혁 감독은 아무 말 없이 채용 공고에 지원했고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분명 대부분의 감독들은 어처구니없는 대우에 팀을 떠났겠지만 박동혁 감독은 자신을 믿어준 선수들을 버릴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진 충남아산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박동혁 감독은 “사실 충남아산 초대 감독을 하면서 목표를 세운 것이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목표를 세우고 지휘봉을 잡았는데 그런 결과를 내지 못하고 떠나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더라. 내가 어디든 갈 수 있는 상황은 있었다. 하지만 내가 뽑은 선수들과 충남아산이 나를 떠나지 못하게 했다. 이루고자 하는 것이 컸다. 성과를 꼭 내고 싶다. 앞으로 충남아산은 점점 좋아질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충남아산은 K리그2에서도 재정이 가장 열악한 구단 중 하나다. 돈이 없어 김인균, 박세진, 한용수 등 국내 주전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인 알렉산드로와 마테우스를 잡지 못했다. 시즌이 끝난 뒤 핵심 선수들을 한꺼번에 잃는 건 굉장히 허탈하다. 그러나 박동혁 감독은 조금의 고민도 하지 않고 충남아산에 남았다.

박동혁 감독은 “최연소 감독으로 시작해서 5년째 감독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최연소다. 성장 가능성이 큰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남았다. 성과와 승격만 원하는 팀을 맡으면 부담이 크겠지만 여기선 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재정적으로 어렵고 여건이 좋지 않지만 이런 건 프로에선 핑계다. 열악하지만 행복을 느낀다. 더 발전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박동혁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선수들과의 신뢰를 강조했다. 본인만의 철학으로 선수들과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안 된다. 훈련도 중요하고 전술, 전략도 중요하겠지만 선수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책임감도 많이 생기지 않을 것이고 마음이 통해야 믿음에 보답할 것이다. 나 역시도 믿음을 갖고 잘 해나갈 것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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